마음과 마음 잇는 ‘문화외교’ 계속되길
만달레이 국립극장에서 제주섬을 주제로 한 아름다운 전통춤이 공연됐다.
[일요신문] 만달레이 국립극장 앞입니다. 한국의 춤잔치를 보러 이곳 주민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공연제목은 ‘천년의 몸짓’. 한국서 온 제주도립 무용단입니다. 미얀마 독립 70주년을 기념해 대한민국 대사관이 특별히 준비했습니다. 극장 안은 만석입니다. 북춤과 소고춤, 제주섬을 주제로 한 풍물놀이와 해녀춤이 펼쳐집니다. 천년의 몸짓을 현대적 감각으로 창작한 춤사위입니다. 여기 젊은이들은 케이팝을 좋아하지만 한국 민속춤은 어떨지 걱정했지만, 뜨거운 박수를 받았습니다.
‘천년의 몸짓’ 공연 후 출연자와 미얀마 관객이 하나가 되었다.
이 공연은 제1의 도시 양곤, 수도 네피도에도 이어졌습니다. 네피도 공연에는 이 나라 부통령과 장관들, 다른 나라 대사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모처럼 만나는 한국의 문화공연인 탓입니다. 한국 정부는 지금 신남방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중 미얀마는 주요 대상국입니다. 미얀마와의 관계를 한 단계 격상해 바라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외교정책 이전에 마음과 마음을 잇는 문화행사들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지난 5월 한국은 네피도에서 메콩 5개국과 친밀한 외교적 만남을 가졌습니다. 동남아시아의 젖줄인 메콩강 주변국들입니다. 미얀마,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 연간 5~8%의 고속성장을 하는 잠재력 있는 나라들입니다. 메콩강 5개국은 신남방정책의 주요한 디딤돌이 되는 나라들임이 분명합니다. 오는 8월에는 한-메콩 외교장관들이 싱가포르에서 정기회의를 갖습니다.
미얀마에 새로 부임한 이상화 대사가 만달레이 한인기업인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보이는 얼굴 오른쪽이 이 대사.
이번 공연과 함께 만달레이에는 미얀마 주재 한국 대사도 방문했습니다. 관심 속에 올해 새로 부임한 이상화 대사입니다. 대사관이 있는 양곤과 제2의 도시 만달레이는 자동차로 9시간이 걸립니다. 먼 거리여서 교민들의 애로가 많습니다. 이 대사는 만달레이 지역 한국기업들과 대화를 갖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조성현 만달레이 한인회장, LG시멘트 법인장, 농우바이오 법인장, 현대자동차 지사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미얀마에서의 기업 활동이 어려운 점을 짚고 개선안을 찾는 시간입니다. 또한 신변안전, 거주신고, 출입국시 불편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명예 영사제도를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최근 중국과 일본 정부와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미얀마를 지원하고 진출하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이 좀 더 활발하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은 재외공관이나 교민단체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만달레이 국립극장에선 오늘 케이팝 대신 아름다운 제주의 향기가 물씬 나는 해녀춤이 음악과 함께 몸짓을 합니다. 만달레이에는 푸르른 제주도로 유학을 가고 싶은 청년들이 많이 있습니다. 한국 공연이 거의 없는 미얀마의 국립극장. 한국의 문화와 향기가 흐르는 공연이 계속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길고 긴 메콩강처럼.
정선교 Mecc 상임고문
필자 프로필 중앙대 문예창작과 졸업, 일요신문, 경향신문 근무, 현 국제언론인클럽 미얀마지회장, 현 미얀마 난민과 빈민아동 지원단체 Mecc 상임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