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개 증거 자료 공개하겠다” 밝혀…이석철·승현 형제 측은 “허위사실 유포, 추가 고소할 것” 강경 입장
전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직원이 운영하는 ‘더이 스트라이트 폭행 사건 팩트 체크’ 계정.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계정 운영자는 퇴직 직원 1명이지만 사건 관련 자료 취합에는 다른 퇴직 직원들도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계정 운영 목적에 대해 “진실과 공익을 위해 200개의 모든 증거자료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부분의 자료는 지난해 12월 26일 미디어라인이 처음으로 열었던 반박 기자회견에서 언급된 120개 증거자료 가운데 선별 공개됐다. 여기에 기자회견에선 공개하지 않았지만 경찰 조사때 제출했던 80개의 자료가 더해져 총 200개의 자료를 게시할 것이란 게 이들의 계획이다.
이들이 공개한 자료 가운데는 실시간으로 상대방의 주장을 반박하는 것도 있었다. 지난 1일, 폭행 피해를 주장한 전 멤버 형제 가운데 형인 이석철이 SBS ‘본격연예한밤’에 출연해 “아버지는 골프를 치지 않으시고, 우리 집이나 숙소에도 골프채가 없으며 집에 골프를 치는 사람도 없다”고 밝히자, 이에 대한 반박 영상을 올린 것이다.
계정 운영자는 지난해 8월 이석철이 지인과 골프를 치다가 촬영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고 주장했다. “집에 골프를 치는 사람이 없다”는 이석철의 주장은 허위라는 것이다.
골프 문제가 언급된 것은 이 사건 ‘폭행’으로 인한 부상과의 연관성 탓이다. 앞서 기자회견에서 미디어라인 이정현 대표는 폭행 피해자 이석철·승현 형제가 가해자인 문영일 PD에게 폭행을 당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형제의 아버지도 이승현을 골프채로 폭행했다”는 새로운 주장을 내세웠던 바 있다.
당시 형제 측이 문 PD를 폭행 혐의로 고소하는 과정에서 제출한 이승현의 폭행 피해 사진에 대해서도 “폭행 당일 촬영한 사진이 아니라 3~5일 뒤에 촬영한 것으로, 이 사진 촬영 전에 형제의 아버지가 이승현을 골프채로 폭행했다는 증언을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문 PD의 1차 폭행 이후 아버지의 폭행이 이어졌기 때문에 부상 상태가 더 심해 보였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선 더 이스트라이트의 전 멤버인 정사강, 이은성 등도 “형인 이석철로부터 ‘아버지가 골프채로 승현이를 때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 내용은 지난 미디어라인 측의 기자회견에서 처음 거론된 이야기다.
지난해 10월 19일 더 이스트라이트의 리더 이석철이 기자회견을 열고 폭행 사건에 대해 밝혔다. 사진=고성준 기자
기자는 팩트체크 계정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당사자로부터 계정 운영 배경을 들을 수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그는 “왜곡된 진실을 바로 잡기 위해서, 실제로는 이승현이 일으키는 수많은 사건사고를 눈 감아줄 수 없었던 회사가 그를 퇴출시킨 것이 진실인데 뜬금없이 김창환 회장을 폭행교사 및 방조로 연관된 기사를 냈고 이를 통해 그룹이 해체되면서 억울한 나머지 멤버들이 눈에 밟혀서, 그리고 아무 것도 얻을 게 없는데도 진실을 말하고자 기자회견에 나선 이은성, 정사강이 거꾸로 욕을 먹는게 안타까웠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계정을 운영하는 것은 퇴사 직원들의 자발적인 행동이다. 계정을 운영한 후부터 이석철 측에서 연락이 많이 왔다. 본인들 일에 관여하지 말라고 하더라”며 “상대방이 나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계약이 해지된 마당에, 이미지에 악영향만 가득한 기자회견에 진실을 말하겠다고 나선 멤버 이은성, 정사강을 보고 어른으로서 부끄러웠다. 그러므로 (계정을 운영했다는 이유로 피소되는 것은) 두렵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더 이스트라이트 폭행 사건의 가해자 및 방조자로 지적된 관계자들은 이정현 미디어라인 대표를 제외하고 지난 8일 전원 기소된 상태다. 김창환 미디어라인 회장은 아동학대 및 아동학대방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 문영일 PD는 상습아동학대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사건 이후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의 전 직원은 퇴사했으며 연예기획사로써 영업 활동 또한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