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상 서울대 초빙교수, 전 고려대 총장
과거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덮고 한국경제를 난국으로 몰아가는 제2의 침략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일본은 지난달 23일 러시아와 중국의 군용기가 독도 영공 및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해 우리 군이 대응을 한 것에 대해 일본 영공에서 한 행위라고 억지를 부리며 영토도발 행위까지 하고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은 반도체를 포함해 우리나라 산업전반에 피해를 입힐 전망이다. 그러나 우리경제만 피해를 입는 것이 아니다. 산업의 연관성 때문에 일본경제도 피해를 입는다. 특히 우리나라가 일본의 보복에 대항해 일본제품 불매나 여행중단 등의 조치를 취할 경우 일본경제의 피해가 클 수 있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이 중국경제에 어부지리를 준다. 세계경제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팽창정책을 펴고 있는 중국은 한국과 일본의 주요산업을 추월하는 것은 물론 해외 경제영토를 넓히는 기회를 갖는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은 국제분업과 협업체계를 흔들어 세계경제의 발전을 저해한다. 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공급은 전세계 D램 반도체시장의 70%나 차지한다.
한편 경제보복을 둘러싼 한일갈등은 한미일 안보협력체제를 불안하게 만들어 일본의 안보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동북아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력 확대를 자극하고 북중러 협력을 강화하는 빌미를 준다.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판결은 개인과 기업 간의 민사재판 결과다. 일본정부가 기업을 대신해 배상을 거부하고 보복을 하는 것은 또 다른 전범행위다. 일본정부의 보복조치에 대해 우리정부가 강력하게 맞대응을 해야 한다.
동시에 WTO제소를 서두르고 일본정부 조치의 부당성과 위험성을 전세계에 알려야 한다. 그리하여 일본정부가 한국에 대한 보복조치가 소탐대실의 자충수라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게 만들어야 한다. 경제전쟁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상책이다. 효과적인 대응책 마련과 함께 법적, 외교적 방법을 총 동원해 빠른 시일 내에 일본정부가 잘못을 인정하고 보복조치를 거두게 해야 한다.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인해 우리경제가 입는 피해를 두려워하면 안된다. 지난 50년 동안 무에서 유를 창출해 세계적으로 경이로운 성장을 한 우리경제는 그 피해가 어떤 형태라 할지라도 딛고 일어서 다시 도약할 수 있는 저력이 있다. 차제에 우리경제는 자립적인 성장능력을 갖춰 일본의 경제보복을 거꾸로 일본경제를 제압하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우리경제는 고속성장은 했으나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부품과 소재를 만들어 부가가치를 근원적으로 창출하는 체제는 갖추지 못했다. 최근 우리경제는 조선, 유화, 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역할이 축소하고 인공지능, 3D프린터, 빅데이터, 로봇, 드론 등 4차산업혁명이 성장동력을 원천적으로 창출하는 전환기를 맞았다.
우리경제는 기존산업의 구조조정과 혁신을 서두르고 동시에 4차산업혁명에 모든 역량을 동원하고 박차를 가해 어느 나라도 넘보지 못하는 경제강국으로 다시 일어나야 한다.
이필상 서울대 초빙교수, 전 고려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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