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건한 4강 SK-두산-키움-LG의 과제… ‘초접전 양상’ NC-KT 5위 경쟁 향방은?
2019년 가을엔 어떤 드라마같은 스토리가 펼쳐질까. 사진=연합뉴스
[일요신문] ‘2019 KBO리그’의 하이라이트인 포스트시즌의 계절, 가을이 도래했다. 정규시즌은 막바지로 치닫고 있고, ‘가을야구’에 나설 팀들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올 시즌은 초반부터 ‘5강 5약’ 판도로 갈렸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챔피언 SK 와이번스를 비롯해 두산 베어스,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 NC 다이노스가 상위권을 형성했다. 그러던 시즌 중반 KT 위즈가 ‘마법사 돌풍’을 일으키며, 5강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9월 6일 기준 SK, 두산, 키움, LG 4팀의 포스트시즌행은 유력한 상황이다. 그 가운데 NC와 KT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다. NC가 5위 자리를 수성할 경우 시즌 초반의 ‘5강 5약’ 구도가 시즌 끝까지 유지되는 셈이다. 반면 KT가 5위 등극에 성공한 채 시즌을 마칠 경우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수도권 5팀이 5강을 석권하는 ‘지하철 포스트시즌’이 펼쳐질 전망이다.
‘가을의 윤곽’이 드러난 시점에서 ‘일요신문’은 다가올 KBO 리그 포스트시즌 판도를 분석했다.
# 굳건한 4강… 구단마다 풀어야 할 과제는 뚜렷
SK 와이번스가 ‘2018 KBO리그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던 순간. SK는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한국시리즈 2연패를 노린다. 사진=연합뉴스
9월 6일 기준 KBO리그 정규시즌 선두를 달리고 있는 팀은 SK 와이번스다. SK는 2위 두산 베어스와 4.5경기 차를 유지하며, 정규시즌 우승을 향한 막판 질주를 진행 중이다.
순위표에서 알 수 있듯 SK는 올 시즌 KBO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전력을 갖춘 팀이다. ‘홈런 공장’이라 불리는 강력한 타선은 두말할 나위 없다. ‘김광현-앙헬 산체스-헨리 소사-박종훈-문승원’으로 이어지는 5인 선발 로테이션도 탄탄하다. 여기에 신인 하재훈의 등장으로 뒷문까지 탄탄해졌다.
SK 염경엽 감독은 부임 첫해 ‘통합우승’을 목표로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하지만 변수는 있다. 최근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하는 헨리 소사가 부진에 빠진 까닭이다. 시즌 중반인 6월 브록 다익손(현 롯데 자이언츠)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비룡 군단에 합류한 소사의 올 시즌 성적은 14경기 등판 8승 2패 평균자책 3.72다. 준수한 성적이다.
그러나 소사는 최근 5경기 연속 3점 이상을 내주는 투구를 펼쳤다. 이에 염 감독은 소사에 20일에서 25일 정도 휴식을 부여하기로 했다. 정규시즌을 마치기 전 소사는 한 차례 실전에 등판하면서, 포스트시즌 대비 최종 점검에 나설 전망이다. ‘이닝 소화 능력’이 장점인 소사의 회복은 한국시리즈 선착이 유력한 SK의 마지막 퍼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산 베어스 최강의 ‘필승 카드’ 조쉬 린드블럼. 사진=연합뉴스
2위 두산과 3위 키움 히어로즈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순위 싸움에 여념이 없을 전망이다. 두산은 특유의 ‘끈끈한 야구’를 앞세워 선두 SK를 추격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두산은 최근 10경기에서 8승 2패를 거두며 무서운 기세를 보이고 있다. 선두 추격도 중요하지만 2위 수성 역시 중요한 과제다.
두산과 키움의 간격은 단 2경기 차다. 20경기가 채 남지 않은 정규시즌 일정을 고려해도 뒤집힐 가능성이 충분하다. 두 팀은 시즌 막판까지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두고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의 무기는 ‘필승 선발투수’ 조쉬 린드블럼이다. 정규시즌은 물론 포스트시즌에서도 확실하게 계산이 서는 투수의 존재감은 상당히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린드블럼 활용법’은 포스트시즌을 앞둔 두산의 최대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린드블럼과 원투펀치를 이뤄야 할 외국인 투수 세스 후랭코프의 두드러진 회복세는 두산의 호재다. 이제 두산의 과제는 순위 경쟁과 더불어 선수단 컨디션 회복에 중점을 두며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키움 히어로즈 중심 타자 박병호. 사진=연합뉴스
키움은 가을야구에서 ‘도깨비팀’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큰 팀이다. 키움은 소리없이 강한 선발진, 김상수-오주원-한현희-조상우가 버티는 불펜진, 강력한 타선까지 보유한 팀이다. 단기전에선 타자들의 ‘타격 사이클’에 따라 경기 흐름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박병호-제리 샌즈-김하성-이정후-서건창 등 위압감을 자랑하는 타자들이 즐비한 키움 타선의 파괴력이 정상적으로 발휘된다면 키움은 충분히 패권을 노려볼 만하다.
투수진에선 우완 영건 안우진이 조커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안우진은 지난 포스트시즌에서 키움 불펜 핵심으로 활약하며 주가를 높였다. 키움은 내심 안우진이 지난해 가을 펼쳤던 활약을 재현하길 기대하고 있다.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던 중 오른쪽 어깨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한 안우진은 부상 복귀 이후 불펜투수 역할을 부여받을 계획이다.
LG 트윈스 타일러 윌슨. 사진=연합뉴스
LG 트윈스 팬들은 올 가을 장롱에서 유광잠바를 꺼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시점에서 LG는 4위로 시즌을 마칠 것이 유력하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LG의 과제는 뚜렷하다.
먼저 전반기 최고 활약을 펼쳤던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의 회복이 절실하다. 전반기 9승 5패 평균자책 2.55를 기록했던 윌슨은 후반기 3승 2패 평균자책 6.55로 부진하다. 가을야구에서 윌슨이 ‘필승카드’ 역할을 해주지 못한다면 LG 선발진의 무게감은 상위 3개 구단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후반기 리그 9위에 머물러 있는 불펜 평균자책(4.66) 역시 LG의 불안요소라고 볼 수 있다.
# ‘공룡 vs 마법사’ 가을야구 막차 탑승은 누가?
NC 이동욱 감독과 양의지. 사진=연합뉴스
올 시즌 KBO 리그 막판 최대 관전포인트는 단연 ‘5위 경쟁’이다. 9월 6일 기준 NC 다이노스와 KT 위즈는 반 경기 차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레이스를 펼치는 중이다.
NC 이동욱 감독과 KT 이강철 감독은 올 시즌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은 뒤 소속팀을 ‘돌풍의 팀’으로 탈바꿈시켰다. 두 감독 입장에선 감독 부임 첫해 ‘포스트시즌 진출’ 성과를 올리는 데 욕심이 날 수밖에 없다. 가을야구를 하는 것이야말로 초보 감독의 지도력을 확실히 입증할 수단인 까닭이다.
NC는 양의지-박민우를 중심으로 정확도 높은 타격, 비교적 준수한 마운드를 무기로 5위 수성에 나설 예정이다. KT는 후반기 들어 견고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재윤-전유수-주권 필승조와 토종 에이스 배제성, 외국인 원투펀치 라울 알칸타라-윌리엄 쿠에바스를 전면에 내세워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린다.
감독 부임 첫해 ‘마법사 돌풍’을 일으키는 데 성공한 KT 이강철 감독. 사진=연합뉴스
NC와 KT 중 어떤 팀이 5강에 합류하든 포스트시즌에서의 여정이 쉽지만은 않다. 기본적으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오르는 5위 팀은 한 경기의 페널티를 갖고 시리즈에 임하게 된다. 2015시즌 KBO 리그에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도입된 뒤 5위 팀이 4위 팀을 꺾고 다음 시리즈에 진출한 사례는 전무하다.
여기에 NC와 KT는 막판 5위 싸움에 총력을 기울이며 많은 체력을 소모하고 있다. 시즌 막판 전열을 재정비할 여유가 있는 4위 팀을 상대로 ‘포스트시즌 막차’에 탑승한 팀이 어떤 경기력을 펼칠지도 관심사다.
가을야구 막차 탑승을 노리는 NC와 KT는 9월 2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정규시즌 최종전을 펼친다. 막바지까지 치열한 순위 경쟁이 이어진다면 양 팀의 시즌 최종전은 한국시리즈 7차전을 방불케 하는 총력전 양상으로 흘러갈지도 모른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