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정우영 데뷔 시즌 승리요정 역할 ‘톡톡’…대항마는 삼성 선발 연착륙한 원태인과 ‘알짜배기 중고신인’ 김태진
‘2019 KBO리그’ 강력한 신인왕 후보인 LG 트윈스 중간계투 요원 정우영. 연합뉴스
[일요신문] KBO리그 신인왕 경쟁이 뜨겁다. 2019시즌 페넌트레이스가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신인왕 경쟁은 삼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LG 트윈스 ‘믿을맨’ 정우영, 삼성 라이온즈 선발투수 원태인, NC 다이노스 전천후 야수 김태진이다.
올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한 신인은 단연 LG 정우영이다. 정우영은 ‘2019 KBO리그 2차 신인지명회의’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사이드암 유형으로 140km/h 초반대 강력한 속구를 뿌리는 정우영은 LG 마운드에 혜성처럼 등장해 ‘필승조’ 한 자리를 꿰찼다. 다이내믹한 투구폼을 자랑하는 정우영은 140km/h 초반대 강속구 말고도, 변화무쌍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며 KBO리그 올스타로 선정됐다.
전반기를 마친 뒤 한 달 동안 부상 공백을 빼면, 정우영은 꾸준한 활약으로 LG의 경기 중·후반 마운드 운용에 큰 힘을 보탰다. 정우영은 올 시즌(9월 17일 기준) LG가 펼친 134경기 중 무려 53경기에 등판해 64이닝을 소화했다. 정우영의 성적은 4승 5패 1세이브 평균자책 2.95다. 여기다 정우영은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 1.11을 기록하며, 경기 내용 면에서도 신인답지 않은 능숙한 기량을 뽐냈다.
주목할 만한 기록은 또 있다. 정우영이 등판한 경기 LG의 성적은 43승 10패다. 데뷔 첫해 정우영은 쌍둥이 군단의 승리요정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반증이다. 정우영이 신인왕을 거머쥔다면, LG는 1997년 이병규 이후 22년 만에 신인왕을 배출하게 된다.
데뷔 첫해 삼성 라이온즈 선발진에 연착륙한 우완정통파 신인투수 원태인. 연합뉴스
정우영의 대항마는 올 시즌 삼성 선발 투수진에 연착륙한 원태인이다. ‘2019 KBO리그 1차 신인지명회의’에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우완 정통파 원태인은 140km/h를 넘나드는 속구와 슬라이더-커브-체인지업-스플리터 등 다양한 변화구를 다룰 줄 아는 투수다.
개막 이후 중간계투 요원으로 활약하던 원태인은 4월 2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전에서 선발 데뷔전을 가졌다. 선발 데뷔전에서 4이닝 1실점의 인상적인 투구를 펼친 원태인은 호투를 이어가며 삼성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원태인은 전반기 선발 등판한 13경기 중 10경기에서 5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5월 10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3.2이닝 6실점 부진했지만, 나머지 12경기를 3자책점 이하로 틀어막았다. 삼성 입장에선 계산이 서는 선발투수를 얻게 된 셈이었다.
하지만 8월 들어 원태인은 주춤했다. 원태인은 8월 4차례 선발 등판에서 16.1이닝 동안 27자책점을 내주며 월간 평균자책 14.88로 부진했다. 8월 부진으로 원태인은 신인왕 경쟁에서 한발 물러선 모양새가 됐다. 원태인은 9월 두 차례 등판에서 평균자책 4.09 호조세를 보이며, 신인왕 레이스 막판 스퍼트에 나섰다. 9월 17일 기준 원태인의 성적은 26경기(20선발) 112이닝 4승 8패 2홀드 평균자책 4.82다.
시즌 막바지 신인왕 경쟁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NC 다이노스 ‘중고신인’ 김태진. 연합뉴스
정우영-원태인 양강 구도였던 신인왕 경쟁. 여기에 새로운 다크호스가 등장했다. 바로 NC ‘중고신인’ 김태진이다. 김태진은 ‘2014 KBO리그 2차 신인지명회의’에서 4라운드 전체 45순위로 공룡 군단 유니폼을 입었다.
2015년 ‘퓨처스리그 4할 타자’로 이름을 날린 김태진은 2017년 경찰 야구단에 입단해 군 복무를 마쳤다. 그리고 2019시즌 본격적으로 1군에서 기회를 얻기 시작했다. 내야수로 프로무대에 입단한 김태진은 내·외야를 두루 소화하는 멀티자원으로 진화해 NC 팀 전력에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다.
김태진의 가장 큰 무기는 ‘임팩트’다. 김태진은 NC가 본격적인 순위 싸움에 돌입한 후반기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후반기 김태진의 성적은 타율 0.318, 2도루, 12타점, 13득점이다. 특히 ‘준와일드카드’라고 불렸던 9월 12일 KT 위즈전에서 팀 승리를 견인하는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때려내 존재감을 확실히 했다.
김태진은 공·수·주 전반에 걸쳐 빈틈이 없는 알짜배기 자원이다. 타격의 정확성과 빠른 발을 갖춘 김태진은 NC의 공격 첨병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수비에서도 멀티포지션 소화가 가능해 활용폭이 상당히 넓다. 남은 시즌에도 NC 주축 선수로 경기에 나설 김태진의 활약 여하에 따라 신인왕 경쟁 판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충분하다.
2019시즌 KBO리그 구단들의 순위표는 서서히 굳어지고 있다. 하지만 신인왕 경쟁의 향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세 선수의 패기 넘치는 경쟁을 바라보는 것이 KBO리그 막판의 주요 관전포인트가 되고 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