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DNA 검출된 5건 우선 입건하고 조사 중
경기남부청에 마련된 화성연쇄살인사건 수사본부. 경찰이 화성연쇄살인사건 피의자 이춘재(65)가 모방 범죄로 결론난 8차 사건을 포함한 화성사건 10건과 다른 4건 등 총 14건의 살인사건을 저질렀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사진=연합뉴스
경기남부경찰청 화성 연쇄살인 사건 수사본부는 15일 브리핑을 통해 “이춘재의 14건 살인사건에 대한 자백이 신빙성이 높고 당시 현장 상황과도 상당히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우선 DNA가 확인된 화성사건의 3ㆍ4ㆍ5ㆍ7ㆍ9차 살인사건에 대해 강간살인 혐의를 적용해 이춘재를 피의자로 14일 입건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DNA 감정 결과, 사건들과 관련해 남아 있는 증거물에서 이춘재의 DNA가 검출됐다.
검찰은 화성사건 이외에 이춘재가 자백한 살인사건 4건도 특정했다. 지난 1987년 12월 수원 팔달구에서 발생한 여고생 살인사건과 1989년 7월 화성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실종사건, 1991년 1월 청주 여고생 살인사건, 같은 해 3월 청주 주부 살인사건 등이다. 이들 모두 현재까지 미제로 남은 사건이다. 이춘재는 이들 4건을 자백할 때에도 형사와 프로파일러들에게 사건 지역과 장소에 대해 그림을 그려가며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화성사건을 비롯해 이춘재가 자백한 살인사건의 증거물에 대한 국과수 DNA 분석과 과거 수사자료 등을 토대로 혐의를 밝힌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입건하지 않은 나머지 사건에서도 이춘재와 일치한 DNA가 나오면 추가 입건할 방침이다. 이춘재가 자백한 30여 건의 강간 및 강간 미수 사건도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이춘재는 화성사건 이후인 1994년 1월 충북 청주 자택에서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부산교도소에서 무기수로 복역하고 있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