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타치 스토리지 구매·설치 입찰에서 협력사와 투찰금액 등 합의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2013년 5월부터 2016년 11월 KB국민카드 등 5개 금융회사가 발주한 15건의 히타치 스토리지 구매·설치 입찰에서 실제 입찰에 직접 참여하는 자신의 협력사와 낙찰예정자, 투찰금액 등을 합의했다.
공정위는 5개 금융회사가 발주한 15건의 히타치 스토리지 구매·설치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예정자와 투찰금액을 합의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등 8개 사에게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1억 29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에 있는 효성 본사. 사진=박정훈 기자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사업 수주 기여도나 영업 실적 등을 고려해 각각의 입찰에서 특정 협력사를 낙찰예정자로 정하고 나머지 협력사들은 들러리로 정했으며 입찰에 참여하는 협력사들의 투찰금액 또한 직접 정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는 금융회사들이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와 수의계약을 통해 스토리지를 주로 공급 받았으나 2000년대 중반 이후 내부 규정이나 감사 등으로 인해 입찰 방식으로 스토리지 공급 업체를 선정하게 됐다. 이에 따라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입찰에 참여하는 협력사들 간 경쟁으로 인해 스토리지 공급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했다.
또 공정위에 따르면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이 입찰 직전 7개 협력사들에게 투찰금액을 전달하고, 협력사들이 그에 따라 투찰함으로써 합의가 실행됐다. 그 결과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이 정한 낙찰예정자가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이 정한 투찰금액으로 낙찰 받게 됐다.
공정위는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등 8개 사업자에게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1억 29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는 “실제 입찰에 참가한 사업자뿐만 아니라 입찰에 참가하지 않은 공급업체까지 합의의 당사자로 보아 함께 제재하였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며 “거래구조상 상위 단계에 있는 사업자라 하더라도 합의에 가담하고 이익을 공유하였다면 제재할 수 있음을 명확히 함으로써 향후 동일·유사한 형태의 담합 발생이 억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