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기 국수전 예선 ●서봉수 6단 ○임창식 3단 (흑8.5집승)
장면도
#장면도: 기풍과 취향
바둑에서 깊은 효율을 추구했던 우칭위안은 화려한 기풍이 되었고, 실리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서봉수는 일감에서도 실리의 냄새를 맡는다. 참고로 최근에 나온 인공지능 기풍은 대부분 극단적인 실리파다. 장면도 흑23까지 진행이 실전이다. 백의 다음 한 수를 1980년대 당시 국수 다섯 명에게 질문했다. 1980년 국수가 떠올린 일감과 AI는 차이가 있었을까?
참고도1
#참고도1: 서봉수와 인공지능 모두 ‘실리파’
흑 마지막 수(세모 표시) 후에 A 조훈현, B 서봉수, C 김인, D 윤기현, E 하찬석으로 당대 국수들 일감이 모두 달랐다. 인공지능 추천후보 1번과 일치한 이는 서봉수였다. 실전에서 백을 쥔 임창식이 둔 자리도 B였다. 그러나 A~E 모두 인공지능이 인정했고, 이 착점 사이에 승률 차이는 미미했다. 굳이 순위를 매기면 B-C-E-D-A 정도다. A를 택한 조훈현은 “우상에서 손을 빼면 흑이 중앙으로 진출해 백이 대세를 잃게 된다”고 말했다. A를 먼저 두고 이후 좌상과 하변을 맞보기로 보는 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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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도2: 심판·AI “모두 정답이다”
실전에서 백(네모 표시)이 하변을 두자 서봉수의 손은 F로 향했다. 조훈현과 같은 감각이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제시한 예상도는 서봉수와 방향이 달랐다. AI는 흑1부터 7까지 좌상에서 먼저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쪽이 더 크게 느낀 김인, 하찬석 국수와 동일한 감각이다. 당시 월간바둑에선 “모두가 정답이다. 독자들은 ‘나는 저 기사의 기풍과 취향이 좋다’고 마음껏 편애하셔도 좋다”라고 결론 냈다. 39년이 지나 AI가 내린 결론도 그때와 같다.
박주성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