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부진 라리가 3강 선두권은 유지…분데스리가 씹어먹던 뮌헨 3위 ‘너 낯설다’
리버풀은 클럽월드컵 참가를 위해 카타르에 다녀오는 일정으로 선수단이 피로감을 호소할 우려가 있다. 사진=리버풀 페이스북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리버풀의 선두 독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선 리버풀이 선두경쟁에서 멀찌감치 앞서 가는 모양새다. 이들은 12월 31일 현재 이번 시즌 치른 리그 19경기에서 단 1무만 기록하고 모두 승리했다. 19경기에서 얻을 수 있는 최대 승점 57점 중 55점을 따낸 것이다.
리버풀은 지난 시즌에도 전반기 종료 시점까지 선두를 달렸다. 하지만 경쟁자 맨체스터 시티가 기록적인 막판 스퍼트로 뒤집기를 이뤄내면서 준우승에 그친 바 있다. 리버풀은 이번 시즌만큼은 이 같은 역전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2위권과 승점을 10점 이상 벌렸다. 위기를 맞은 경기에서도 극적인 골을 넣으며 결국 승리를 따내는 강팀 면모를 발휘하고 있다.
이들의 우승 도전에 유일한 위험 요소로는 체력 관리가 꼽힌다. 리버풀은 12월 한 달간 프리미어리그,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클럽 월드컵, 카라바오컵, 4개 대회 10경기를 치렀다. 3일에 한 번꼴로 경기를 치른 셈이다. 1월에도 6경기가 예정돼 있다. 체력적 문제에 부딪칠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카타르까지 가서 치른 클럽월드컵에서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며 ‘월드 챔피언’ 자리에 올랐기에 조금이나마 피로감을 잊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이 소속된 토트넘은 지난 시즌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부진에 빠져 감독이 교체됐다. 신임 주제 무리뉴 감독 체제에서 반등하는 듯했지만 꾸준함을 이어가지 못하며 6위에 머물러 있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엘클라시코’는 0-0 무승부가 나왔다. 바르셀로나의 아쉬운 경기력, 레알의 득점력 부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사진=연합뉴스
#함께 삐걱거리는 스페인 3강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강’인 FC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약속이나 한 듯 부진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들이 부진하다고 해서 순위가 중위권이나 하위권으로 떨어진 것은 아니다. 압도적인 성적으로 치고 나가며 ‘신(神)계’로 불리던 이 팀들은 큰 승점 차 없이 선두권을 형성하며 ‘인간미’를 보이고 있다.
앙투안 그리즈만을 데려오며 전의를 불태웠던 바르셀로나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경기력으로 지탄을 받고 있다. 18경기에서 12승 3무 3패를 기록, 표면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결과를 냈다고 볼 수 있지만 매끄럽지 못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그리즈만은 시즌 절반이 지나도록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중원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용병술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월 19일 열린 레알과의 라이벌전은 안방에서 열렸음에도 어려운 경기 끝에 0-0 무승부를 거뒀다. 스페인 현지에서 팬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의 경질을 원한다는 의견이 80%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레알도 삐걱거리는 바르셀로나를 추월하지 못하고 2위에 머무르고 있다. 시즌 초반 챔피언스리그에서 파리 생제르망에 0-3 참패를 당하는 등 크게 흔들렸던 레알은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골 갈증을 해소할 해결사가 부족하다는 문제를 풀어내지 못하고 있다. 주포 카림 벤제마(17경기 12골)를 제외하면 최다 득점자가 시즌 3골을 기록 중인 세르히오 라모스다.
아틀레티코는 시즌에 앞서 지난 수년간 성공을 이끌어온 주축 선수들을 떠나 보내며 세대교체와 체질 개선을 시도했다. 주앙 펠릭스, 키어런 트리피어 등 젊은 피를 수혈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만 현재 리그 4위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지는 못하고 있다. 특히 18경기에서 20골만 넣은 공격력은 문제가 심각하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이들이 또 다른 공격수와 이적설을 뿌리고 있는 이유다.
티모 베르너(사진)가 이끄는 라이프치히가 구단 역사상 최초로 분데스리가 우승을 달성할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라이프치히 트위터
#독일, 뒤바뀐 선두권 경쟁
2018-2019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최종 순위는 바이에른 뮌헨-도르트문트-라이프치히-레버쿠젠-묀헨글라트바흐 순이었다. 17라운드를 마치고 겨울 휴식기에 돌입한 2019-2020시즌 현재 순위는 라이프치히-묀헨글라트바흐-뮌헨-도르트문트 순이다. 상위권을 구성하는 팀들의 면면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순서가 바뀌었다.
분데스리가의 영원한 우승 후보 뮌헨은 근래 보기 드문 부진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간 불화설이 일며 불안정한 동행을 이어가던 이들은 지난 11월 2일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전 1-5로 대패로 비극의 정점을 찍었다. 이날 패배로 니코 코바치 감독이 팀을 떠났다.
혼란을 겪었지만 우승 경쟁에서 완전히 멀어진 것은 아니다. 선두와 승점 4점차를 유지하고 있다. 뮌헨은 지난 시즌에도 막판 역전극으로 리그 트로피를 거머쥔 경험이 있다. 위안으로 삼을 점은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골 감각이 절정에 달했다는 것이다. 그는 리그 17경기에서 19골을 기록하며 유럽 전체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로 등극했다. 그러나 리그 득점 순위 2위와 차이는 고작 1골이다. 2위는 17경기에서 18골을 넣은 티모 베르너다.
베르너를 앞세운 라이프치히는 구단 역대 최고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묀헨글라드바흐, 뮌헨, 도르트문트 등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팀들을 뒤로하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들은 불과 10년 전까지 5부리그 격인 지역리그에 소속됐던 팀이다. ‘레드불’이라는 거대기업을 등에 업고 성공 가도를 달려온 구단이 1부리그에서도 우승을 거둘 수 있을지 팬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권창훈과 정우영이 소속된 프라이부르크는 시즌 초반 한때 선두권 경쟁을 벌이며 이변을 일으켰다. 17라운드가 종료된 현재 8위로 순위가 떨어졌지만 구단 규모나 위상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그 사이 권창훈은 주요 교체 자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유벤투스 대항마 된 인터밀란, 파리 독주 반복 프랑스
이탈리아 세리에 A는 지난 8시즌 동안 한 팀이 리그 우승 트로피를 독식해왔다. 주인공은 유벤투스다. 2018-2019시즌에도 2위 나폴리와 승점차가 10점 이상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엔 인터밀란에 강한 도전을 받고 있다. 이 팀은 지난 시즌 팀을 4위에 올린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과 작별하고 ‘우승 전문가’ 안토니오 콘테 감독을 데려왔다. 디에고 고딘, 알렉시스 산체스, 로멜루 루카쿠 등 스타 수집으로 구단의 지원을 받은 콘테 감독은 현재까지 유벤투스와 우승 경쟁을 이어가며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 리게 앙에서는 지난 7년간 6번의 우승을 차지한 파리 생제르망이 또 다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리그 2위 마르세유보다 1경기를 덜 치렀음에도 승점 7점을 앞서 있다. 부상으로 부침이 있었지만 간판 네이마르와 킬리앙 음바페가 여전히 큰 활약을 하고 있다. 공격진의 신입생 마우로 이카르디가 11경기에서 9골을 뽑아내는 준수한 활약으로 기존 주전 에딘손 카바니를 밀어냈다.
황의조가 유럽 첫 시즌을 소화 중인 지롱댕 보르도는 최근 부진에 빠졌다. 시즌 초중반까지 상위권에서 순항하던 보르도는 최근 리그 3경기에서 3연패를 기록했다. 한 달 가까이 승점을 따내지 못하며 순위는 13위까지 곤두박질쳤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