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기, 김신, 김종중 등 합병 주도했던 윗선 수사 박차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부정 합병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20일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을 소환 조사했다.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박정훈 기자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부사4부(부장검사 이복현)는 20일 오전 장 전 사장을 불러 조사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통합 과정 등에 대해 캐물을 예정이다.
장 전 사장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할 당시 미래전략실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합병 전반적인 과정에 깊게 관여한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그동안 장 전 사장에게 수차례 출석 통보를 했으나 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 17일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에 출석한 장 전 사장에게 소환장을 직접 전달했다.
검찰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과 직결돼 있다고 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 비율이 나오도록 당시 제일모직의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 가치가 크게 반영했고, 합병 직전 미전실 관계자들이 삼성물산의 해외공사 수주 실적 등을 축소 기록하는 방식으로 삼성물산의 가치를 떨어뜨렸다는 것. 이로 인해 이 부회장이 합병 이후 삼성물산 최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그룹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제일모직이 보유한 에버랜드 부지 표준공시지가가 2015년에 370% 오르는 등 자산 가치가 의도적으로 부풀려졌고, 삼성물산 가치를 축소하기 위해 현금성 자산을 평가에서 제외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검찰은 그동안 삼성그룹 계열사와 관련 기관들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들을 확보했다. 최근엔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과 김신 전 삼성물산 대표 등 그룹 임원들을 연이어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