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챔피언십 2라운드 6언더파 ‘눈길’…최종 51위 성적엔 “맘처럼 되지 않아 속상”
5개월 만에 열린 KLPGA 투어 대회에서 유현주 선수는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2020년 첫 대회에서는 박현경 선수가 우승했다. 일반 대회보다 상금 규모가 3배를 훌쩍 뛰어넘는 메이저대회였기에 그가 이번 우승으로 거머쥔 상금만 2억 2000만 원이다. 생애 첫 우승에서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렸다.
하지만 대회가 열리는 동안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인물은 따로 있었다. 3년 만에 다시 1부 투어로 돌아온 유현주 선수였다. 그는 1라운드부터 대회 내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르내릴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 골프 관련 뉴스는 유현주의 이름으로 뒤덮였다.
유현주 선수는 KLPGA를 대표하는 ‘섹시스타’다. 172cm의 키(KLPGA 프로필)에 탄탄한 몸매로 팬들의 시선을 끈다. 골프웨어 협찬도 끊이지 않는다. 브랜드 화보나 CF 촬영에도 전면에 나선다. TV 골프 채널에서 제작하는 이벤트성 프로그램에도 종종 얼굴을 비춘다.
유현주 선수는 골프웨어 화보 등에 단골손님으로 나서기도 한다. 사진=마스터바니에디션 페이스북
골프계에서 실력과 무관하게 외모로 주목받는 ‘루키즘(외모지상주의)’은 오랜 기간 논란이 돼왔다. 유현주 선수도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유현주 선수에 앞서 매력적이라고 평가받는 외모로 인기를 끈 안신애 선수와 비교도 잦았다.
성적면에서 보자면, 신인왕 수상자(유현주 선수는 데뷔 시즌 신인왕 순위 5위)이기도 한 안신애 선수는 메이저대회 포함 KLPGA 3회 우승 경력을 자랑한다. 반면 유현주 선수는 2011년 KLPGA에 입회,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1부투어 생활을 시작했으나 상금 순위 100위 권을 오갔다. 2017년 이후로는 1부투어 시드권을 잃고 하부투어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성적이 시원치 않자 ‘루키즘으로만 주목받는 선수’라는 인식이 퍼졌다.
그러나 가장 큰 주목을 받은 이번 KLPGA 챔피언십에서 유현주 선수는 가능성을 보였다. 대회 기간 내내 실시간 검색에 오를 수 있었던 데는 외모뿐 아니라 주목할 만한 성적을 내기도 했기 때문이다. 유현주 선수는 이번 대회 2라운드에서 본인의 1부투어 최고기록인 6언더파를 기록, 2라운드 한정 공동 3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를 향한 관심이 절정에 달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뒷심 부족으로 4라운드 합계 1언더파 287타로 공동 51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유현주 선수는 대회 기간 내내 이어진 폭발적 관심에 당혹스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사진=유현주 인스타그램 캡처
이에 유현주 선수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외모로 주목받으려 의도한 적 없다. ‘섹슈얼 어필’ 전략보다는 그린 공략, 코스 공략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화려한 의상에 대해서는 “후원사에서 준 의류를 입고 경기했을 뿐”이라고도 했다.
투어에서 가장 많은 화제성을 몰고 다니는 선수지만 골프장 밖에서 활동이 많은 것은 아니다. 2018년에는 JLPGA 퀄리파잉 토너먼트에 도전장을 던져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당시 인터뷰 요청이 줄을 이었으나 하지만 그는 ‘골프에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보이며 나서지 않았다. 소속사 측은 “유현주 선수 본인도 과한 관심을 받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JLPGA 도전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이후 정규투어 복귀에는 성공했다. 앞서 시드권을 잃었던 그는 2019년 말 시드순위전에서 35위에 올라 조건부 시드권을 획득했다. 2시즌간 절치부심, 3년 만의 복귀다.
폭발적인 반응으로 시작된 2020시즌이 유현주 선수에겐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복귀전에서 2라운드까지 호성적을 보였지만 최종 51위라는 결과에 유현주 선수는 “맘처럼 되지 않아 속상하다”며 “끊임없이 노력하고 성장하겠다”는 다짐을 보여 여전히 팬들은 기대감을 높였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