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슈퍼패스’ 종료 통보하며 혜택 줄인 슈퍼패스 판매…경영 악화에 희망퇴직·신입사원 채용 취소 통보
지난 3월 이재웅 쏘카 대표(오른쪽)와 타다 운영사 VCNC 박재욱 대표가 일명 타다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의 법사위 심의를 앞두고 국회 정론관 앞에서 개정안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각종 혜택 줄이고 서비스까지 강제 종료
쏘카는 지난해 말 기준 회원 580만 명, 보유 차량대수 1만 2000여 대, 전국에 4000여 곳의 쏘카존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카셰어링 업체로 입지를 굳혔지만 최근 서비스와 혜택을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실제 쏘카는 최근 구독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혀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해 12월 첫선을 보인 슈퍼패스는 총 4종의 월 구독료로 구성됐으며 선착순 1000명에게만 판매했다. 첫 슈퍼패스 완판에 고무된 쏘카는 올해 1월 21일부터 4월 14일까지 7만 7000원에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슈퍼패스를 재판매했다. 슈퍼패스 구독자는 △대여료 50% 무제한 할인 △타다 쿠폰 5000원권 8장 △퇴출근 대여료 무료 △주중 24시간 대여료 무료 쿠폰 4장 △주말 24시간 대여료 무료 쿠폰 2장(부름서비스 포함) △신차종 시승권 등의 혜택을 받았다.
쏘카는 지난해 선착순과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4월 14일까지 판매한 슈퍼패스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지난 5월 19일 밝혔다. 종료 예정일은 6월 19일이다.
슈퍼패스 한 구독자는 “갑자기 문자 하나 딸랑 보내놓고 구독 중인 서비스를 강제 해지한다니 어이가 없다”며 “차라리 기존 혜택을 유지하고 가격만 인상해야지 지금 상황에선 다른 카셰어링으로 옮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슈퍼패스라는 명칭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쏘카는 기존 슈퍼패스 서비스를 종료하는 동시에 새로운 슈퍼패스를 4월 15일부터 판매하고 있다. 문제는 새로운 슈퍼패스의 혜택이 기존 서비스보다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부름 서비스, 신차종 시승권 등은 아예 사라졌고 최대 주중 4회, 주말 2회 제공하던 무료 쿠폰은 각 1회로 줄였다.
앞서 쏘카는 지난 3월부터 각종 기본 혜택 축소를 결정했다. 친구를 쏘카에 초대하고 쏘카 이용 중 세차를 하면 지급되던 크레딧을 반으로 줄였다. 크레딧은 쏘카 내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다. 쏘카클럽이 한 달마다 제공하는 무료 쿠폰도 유료화됐다. 쏘카클럽은 누적 주행거리를 기준으로 레벨 등급을 나눠서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혜택 줄이는 건 쏘카 경영난 때문?
쏘카가 서비스를 중단하고 혜택을 줄이는 배경으로 경영 악화가 꼽힌다. 쏘카는 연간기준으로 2013년부터 현재까지 영업이익을 내지 못했다. 손실이 나더라도 외형을 키워 후에 이익을 거두는 경영 방침을 내세웠다. 실제 쏘카의 매출은 2013년 24억 원에서 2018년까지 1594억 원으로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14억에서 331억으로 계속 확대됐다.
지난 3월 ‘타다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실적 악화가 가속화됐다. 쏘카는 2018년 10월 출범한 타다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하지만 지난 4월 11일 타다금지법 통과로 손실을 복구하지도 못한 채 사업을 접게 됐다.
실제로 쏘카의 2019년 매출액은 2566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61%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손실이 715억 원에 달했다. 이는 쏘카가 2019년에만 타다의 베이직 차량을 1400여 대까지 늘리는 등 공격적으로 서비스를 확장한 결과다. 증권업계에서는 타다 사업 철수로 인한 손실액을 500억 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결국 쏘카는 타다의 전 직원을 대상으로는 희망퇴직을 받았다. 타다 차량은 중고차 매물 시장에 내놨다. 3월에 합격한 신입사원들에게 채용 취소를 통보했다. 타다금지법 통과로 투자가 막히고 손실이 커지는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영 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쏘카 관계자는 “판매가 종료된 상품은 기존에 판매됐으나 이미 신규 판매가 중단된 일부 상품에 한한 것”이라며 “경영 악화로 혜택을 축소한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
| “사고 나면 구독료 내고도 이용 못해” 소비자 볼멘소리 쏘카의 히트 상품으로 꼽히는 쏘카패스의 이용 약관을 두고도 소비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쏘카패스는 50% 할인된 가격에 쏘카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월 구독서비스다. 쏘카에 따르면 쏘카패스의 올해 4월 구독 건수는 2월보다 85% 늘었다. 지난해 12월 누적 구독자 10만 명이 넘어선 이후 역대 구독자 수 기록을 계속 갈아치우고 있다. 2018년 출시된 쏘카패스는 지속적인 리뉴얼을 거쳐 현재 △1개월 1만 4900원 △3개월 2만 9700원 △6개월 4만 1400원 △12개월 7만 800원, 총 4종류로 구성됐다. 문제는 쏘카패스 구독 중에 사고가 났을 때다. 쏘카는 자동차 종합보험에 가입된 자동차를 제공하며 사고 발생 시에는 차량손해면책제도를 운영한다. 쏘카를 이용하다 사고가 나면 결제한 보험료에 따라 자기부담금 5만, 30만, 70만 원만 지급하면 된다. 이때 접수된 사고가 처리 완료되기 전까지는 쏘카 이용이 제한된다. 즉 월 단위로 결제하는 쏘카패스 구독자는 사고가 나면 이용하지 못해도 구독료가 나가는 구조다. 한 쏘카패스 구독자는 “친구와 여행 중 사고가 나 대략 10일 동안 쏘카패스를 이용하지 못했다”며 “사고를 처리하는 동안 이용하지 못했는데 구독 기간을 늘려줘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결제할 때 이용방법과 유의사항을 읽었는데 이런 내용은 안내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관련, 쏘카 관계자는 “쏘카는 이용약관에 따라 사고가 처리되는 시점까지 이용정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전체 사고건, 사고 기간 동안의 기간 연장은 어려우며 쏘카패스 환불 정책 조건에 해당하면 환불을 도와드린다”고 설명했다. 허일권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