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진료 재개, 정신병동은 영구폐쇄 가능성…보건소는 이전 추진 중
청도대남병원은 방역 후 다시 진료를 시작했다. 지난 2월 27일 청도대남병원 모습. 사진=연합뉴스
#다시 진료 시작
2월 19일 이후 청도대남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졌다. 환자는 5층 정신병동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입원 중이던 환자 103명 전원이 감염됐고 13명이 사망했다. 감염률 100%에 사망률 7.8%. 감염 및 사망 속도가 빨라지면서 청도는 특별재난구역으로 선포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감염의 주요 원인으로 정신병동의 폐쇄성을 꼽았다. 10년 넘게 입원한 장기입원 환자들이 다수로, 이들 대부분은 면역력이 떨어져 있었고 환자들의 위험 행동을 막기 위해 창문을 잠그고 생활하다 보니 환기도 잘 되지 않아 바이러스 전파 확률이 높아진 것이다. 침대가 아닌 온돌형 병실 1개에 8~10인이 배정돼 환자 간 접촉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는 점도 무더기 확진의 이유였다.
상황은 3월 무렵에서야 좋아졌다. 지속적인 의료진 투입과 구호물품 지원에도 사망자가 줄지 않자 결국 정부가 코호트 격리조치를 해제하고 확진 환자 전원을 타 병원으로 이송시키기로 결정했다. 3월 5일 마지막 환자가 대남병원을 떠났고 3월 14일 이후로는 80일간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이로써 청도군은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은 분위기이지만 청도대남병원은 6월인 현재도 여전히 외부와의 직접적인 접촉을 꺼렸다. 2월 폐쇄한 홈페이지는 벌써 네 달 가까이 개편을 준비 중이고, 청도군 보건소에 기재된 공식 전화번호는 이미 없는 번호로 바뀌어 별도의 정보 없이는 연락을 취하기 힘들었다.
일요신문 취재 결과 청도대남병원은 3월 5일 병원 전체를 폐쇄했다가 4월 20일부터 다시 진료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 봉사자 및 의료진으로 파견을 나갔다는 A 씨는 “병원 내에서 있었던 일은 발설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자세히 말하기는 힘들다”면서도 “3월 초 환자들을 이송시키고 의료진들도 병원을 나왔다. 그때 병원도 같이 문을 닫았는데 이후 방역을 하고 진료를 시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응급실과 정신병동은 여전히 폐쇄 상태다. 청도군은 청도대남병원이 응급실 기준 시설과 장비를 갖춘다면 7월 이후에는 개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큰 문제가 되었던 정신병동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청도군 관계자는 “정신병동에 대해서는 대남병원도 가타부타 말이 없다. 워낙 충격이 컸던 일이라 병원에서도 정신병동 개원은 힘들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완치된 청도대남병원 정신병동 환자 100여 명은 인근 병원들로 옮겨졌다. 보건소 관계자는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환자들이 서울, 부산, 광주 등 전국 각지로 흩어져 치료를 받았다. 완치 후 다시 청도로 돌아왔는데 대남병원 정신병동이 다시 열릴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인근의 정신전문병원인 청도 하나병원이나 국립부곡병원, 국립마산병원에 입원 중이다. 이제는 해당 병원 소속 환자들이다”라고 말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2월 치료를 위해 현장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진 산소농도측정기 10대, 이동형 엑스레이 1대, 인공호흡기 3대, 그리고 바이러스 치료제 등의 장비는 아직까지 청도대남병원에서 보관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소 관계자는 “해당 물품은 보건소가 정부 지원을 받아 구매한 것이다. 나중에 필요하다면 병원으로부터 돌려받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도군 보건소는 이전 추진
지난 2월 27일 청도대남병원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편 대남병원과의 유착 의혹이 제기됐던 청도군 보건소는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보건소가 병원과의 유착 의혹을 사게 된 배경은 이곳만의 특이한 운영구조 탓이었다. 청도군 보건소는 1998년 청도대남병원 건물로 이전 신축을 하면서 지난 22년간 사실상 병원과 한 건물을 써왔다. 이런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지역 병원을 관리하고 감독해야 할 의무가 있는 보건소가 감시 대상에 세 들어 사는 셈”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남중구 청도군보건소행정계장은 6월 2일 “22년 전에는 이러한 구조가 장점이 될 수도 있었으나 신종 바이러스 감염이 일상화된 현재는 공공보건의 컨트롤타워가 붕괴됐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내부 직원들도 보건소 이전을 건의하고 있고 추진 중이다”면서도 “다만 밀린 행정업무들이 많아 아직까지는 바쁜 상황이다”고 말했다.
한편 청도군은 3월 14일 이후 80일째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에 청도군 보건소는 5월 20일부터 제한적으로 정상 업무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