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권성동 윤상현 김태호…‘중진들 빠른 복당’ 공감대 불구 김종인과 대립각 불가피 “단기간에 어려울 것” 시각
6월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21대 국회 개원 기념 특별강연에 참석한 무소속 홍준표 의원(왼쪽)과 권성동 의원. 사진=연합뉴스
원구성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갈등을 보이며 ‘보이콧’을 선언했던 미래통합당이 국회로 복귀, 상임위원 배정을 완료했다. 통합당은 산적한 각종 현안에 대해 국정조사와 인사청문회 등으로 원내 투쟁을 벌이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총선과정에서 탈당한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 문제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 대상은 홍준표(5선) 권성동(4선) 윤상현(4선) 김태호(3선) 의원 4인이다.
장제원 통합당 의원은 7월 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원내에 들어가 투쟁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이와 함께 당 밖에 있는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문제도 서둘러 마무리 지어야 한다”며 “무소속 네 의원은 민주당과 충돌하고 있는 각 전선에서 출중한 전문성과 경륜을 바탕으로 대여 투쟁을 성공적으로 이끌 인재이자 리더들이다”라고 복당 논의를 촉구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같은 날 기자간담회에서 “힘을 합칠수록 힘이 커질 것”이라며 “(복당) 문제를 공식 제기하는 사람도 있으니, 당내 논의 시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처럼 통합당 내 대다수 의원들이 이들 중진들의 빠른 복당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구·경북(PK) 지역구를 둔 의원은 “지금도 4명 의원들은 통합당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 그럼에도 당내 의원들은 이들의 복당 문제를 서둘러 해결하기 원한다”며 “홍준표 김태호 의원은 경남도 지사를 지낸 거물 정치인이다. 통합당 내 의원 상당수는 경상도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복당 논의가 나오는 것은 친분관계도 무시 못 한다”고 전했다.
특히 원내 의원수도 177 대 103으로 압도적인 차이가 나고 상임위원장직마저 18개 모두 민주당에 넘겨준 상황에서, 중진들이 당에 돌아와 여당과 투쟁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통합당 한 중진의원은 “지금 통합당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무소속 네 명은 ‘전투력’을 가진 중진들이다. 통합당이 중점을 두고 싸워야 하는 상임위에 이들을 배치해 당의 존재감을 보일 수 있다”고 했다.
권성동 의원의 경우 대표적 법률전문가로 20대 국회에서 법사위원장을 비롯해 예결위와 기재위 등을 거쳤다. 하지만 21대 국회에서는 비교적 쟁점이 적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에 배정됐다. 무소속 의원의 상임위 배정은 국회의장 권한이다. 권성동 의원 측 관계자는 “당초 기재위나 예결위를 희망했고, 농림위는 3순위였다”고 설명했다.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이 이뤄지면 사보임을 통한 ‘자리 바꾸기’도 가능하다. 사보임은 원내대표의 고유권한이다. 현재 홍준표 의원은 국방위에, 윤상현 의원은 문화체육관광위, 김태호 의원은 외교통일위에 배치됐다. 이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상임위에 배정돼 따로 사보임 의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 명 의원들은 총선 기간부터 “당선 후 당으로 돌아가겠다”고 공공연하게 말했다. 선거가 끝나고 통합당이 참패로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복당 의사를 내비쳐왔다. 권성동 의원은 이미 한 차례 복당계를 제출하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이들이 일괄 복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6월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무소속 김태호 의원. 사진=연합뉴스
특히 복당 결정의 큰 산으로 작용하는 이는 홍준표 김태호 의원이라는 분석이다. 통합당 관계자는 “결국 대선주자에 대한 견제가 문제다. 홍준표 김태호 의원은 복당하면 바로 대선주자로 거론될 것이다. 반면 김종인 위원장은 두 의원을 대선주자로 내세울 생각이 없다”며 “무소속 네 명이 모두 복당하면 의석수가 103석에서 107석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이들이 당내에 들어오면 김종인 비대위와 대립각이 불가피하다. 의석수 확대의 이점보다 분란의 우려가 더 크기 때문에 복당을 결정하지 않는 것 아니겠느냐”고 관측했다.
실제 홍준표 의원과 김종인 위원장은 통합당 총선 참패 이후 비대위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수차례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등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무소속 네 의원들도 복당을 고려하고 있지만 서두르지는 않는 모양새다. 김태호 의원 측 관계자는 “복당과 관련해 네 명 사이에 아직 진행 중인 논의가 없다”며 “통합당 의총에서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오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은 일요신문과 통화에서 “복당은 아직까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절차도 밟지 않았다”며 “복당보다 더 큰 문제는 야권의 재편이라고 본다. 현재 통합당으로 정권 창출할 수 있느냐는 문제의식부터 시작해 그 속에서 내 역할이 뭔지 고민하는 중이다”고 말했다. 홍준표 의원 측 관계자는 “구체적인 복당 계획은 없다”고 했다. 권성동 의원 측은 역시 논의된 바가 아직 없다고 한다.
결국 이들의 복당을 위해서는 명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네 명의 의원 복당의 전제조건은 복당을 허용했을 때 당이 과거 회귀가 아닌, 신뢰와 희망의 이미지를 국민에 줄 수 있느냐다”라며 “결국 복당은 비대위가 결정해야 한다. 김종인 위원장이 복당을 전격적으로 수용하지 않는 이상 단기간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럼에도 최종적으로 차기 대선 국면 전에는 복당할 것”이라며 “더 늦어지면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물러나고 차기 지도부가 구성된 이후 복당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