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포스터 만들고도 비공개 개최 논란…허 의원 측 “이력 개별적으로 모두 확인”
허은아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 포스터. 사진=허은아 의원실 제공
심수연 총신대 교양학부 겸임교수가 발제자로 등장하고 윤정희 AICI 국제이미지컨설턴트협회 코리아 서울챕터 회장, 이정미 커넥트커뮤니케이션 대표, 유애란 국민대 뷰티경영학부 강사, 김효진 K-뷰티 퍼스널컬러협회 회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허은아 의원은 자신을 이 토론회 ‘좌장’이라고 표기했다.
토론회는 비공개였다. 의원실에서 주최하는 국회 토론회는 공개로 진행되는 게 통상적이다. 비공개의 경우 세미나실보다는 의원실이 이용된다. 또 홍보용 포스터도 만들지 않기 마련이다. 하지만 허 의원이 주최한 이번 토론회는 세미나실에서 진행됐고, 홍보 포스터도 준비됐다.
토론회 내용은 허은아 의원실이 배포한 보도자료에서만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따르면 이정미 커넥트커뮤니케이션 대표는 야권의 차기 주자군으로 거론되는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지만 정작 정치 언어를 선보인 적은 없다는 지적이었다. 윤 총장이 대권의 꿈을 꾸려면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유애란 국민대 뷰티경영학부 강사는 “윤석열 총장이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줘 부드러운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조로운 제스처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함께했다. 원희룡 제주지사의 경우 활짝 웃는 모습과 적극적인 움직임을 강점으로 꼽았다. 총신대 심수연 겸임교수는 “원 지사가 말의 속도를 좀 늦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부드러운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거리감을 주기도 하며 연설 때 크지 않은 제스처 때문에 강인함이 부족해 보인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한다. “말할 때 강약 조절이 필요하다”는 처방이 나왔다. 유승민 전 의원에게는 리더 이미지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김효진 K-퍼스널컬러협회장은 “짙은 색 넥타이 등으로 부드럽지만 단호함을 강조하라”고 했다.
그런데 토론회가 끝난 뒤 일부 참석자들 이력이 부풀려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허은아 의원실은 발제자가 심수연 총신대 교양학부 겸임교수라고 했다. 하지만 총신대에는 교양학부가 없었다. 게다가 심 씨는 현재 총신대 소속이 아니다. 총신대 관계자는 “총신대에는 교양학부가 없다. 심 씨는 현재 우리 학교 소속이 아니다. 심 씨는 호크마교양교육원이란 곳에서 2017년 2학기와 2018년 2학기 때 강의를 했을 뿐이었다”고 했다.
국민대 뷰티경영학부 강사라고 표기된 유애란 씨도 도마에 올랐다. 국민대에는 뷰티경영학부라는 학부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대 관계자는 “국민대에는 뷰티경영학부가 없다”고 말했다. 취재 결과 뷰티경영학부는 본교 학부가 아니라 평생교육원 산하 과정이었다. 유 씨는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위치한 한 메이크업 전문점 대표라고 나타났다.
토론 참석자들과 허 의원의 인연도 눈길을 모은다. 심수연 씨는 허은아 의원이 창업했던 학원업체 ‘예라고’의 국제이미지컨설턴트 과정 1기 출신이었다. 예라고는 현재 허 의원 남편 김 아무개 씨(50)가 운영하고 있다.
심 씨는 이력에 국제이미지컨설턴트협회 정회원을 기재했다. 허 의원은 국제이미지컨설턴트협회 한국지회 초대 회장이었다. 허 의원은 국제이미지컨설턴트협회 한국지회 서울챕터 회장인 윤정희 씨도 토론에 참석시켰다. 이정미 커넥트커뮤니케이션 대표도 예라고 강사 출신으로 나타났다.
허은아 의원실 관계자는 “참석자의 이력은 개별적으로 모두 확인을 한 사항”이라며 비공개로 한 이유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1972년생인 허은아 의원은 대한항공 승무원으로 근무하다 성균관대 유학동양학부 한국철학과에 편입해 졸업한 뒤 2000년쯤 예라고를 설립했다. 2017년 19대 대선 때 후보였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도우며 정치권에 이름을 알렸다. 당시 안 대표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데 기여를 했다고 한다. 그 후 지난 4월 총선에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19번을 받아 국회에 입성했다.
최훈민 기자 jipcha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