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글라스 브랜드 ‘몽피트’ 김씨가 돈 대고 임씨는 홍보만…매출 저조 1년 만에 폐업
임창용 씨가 김재원 씨(유튜버 빅보스맨)와 몽피트 선글라스 홍보차 농구장을 찾은 모습. 사진=제보자 제공
임 씨와 김 씨는 몽피트라는 선글라스 브랜드 사업을 같이 했다. 몽피트는 스포츠·패션 선글라스를 주력으로 한 브랜드다. 몽피트 관련 기사를 보면 ‘국가대표 프로야구 선수 임창용 대표와 박 아무개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면서 ‘(이들이) 선글라스 디자인 작업에도 직접 참여하고 있다’라고 소개돼 있다. 여기에 ‘샤넬 이탈리아 수석 디자이너를 영입해 강렬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을 이끌어 냈다는 평이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 사실과 달랐다. 실질적인 대표는 김재원 씨였다. 김 씨는 뒤에서 돈을 대는 쩐주 역할을 했다. 김 씨 지인 A 씨는 “김 씨는 임창용 씨와 친분이 있었고 임 씨가 프로야구단 선수들과 친분이 두터운 걸 활용하고자 했다”면서 “김 씨는 야구선수를 이용한 마케팅을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 사업을 잘 아는 관계자 B 씨는 “임창용 씨는 사실상 이름만 빌려주고 홍보 역할을 했을 뿐 사업에 거의 관여하지 않았다. 임 씨의 출근일은 손에 꼽을 정도”라면서 “몽피트에 쓰인 돈은 모두 빅보스 계좌에서 빠져 나갔다”고 설명했다.
몽피트가 기사를 통해 홍보한 샤넬 수석 디자이너를 영입했다는 것은 사실과 달랐다. 샤넬 수석 디자이너로 유명한 칼 라거펠트는 최근 사망했고 그 뒤를 이은 비르지니 비아르는 프랑스 패션계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그가 몽피트 선글라스를 디자인했다는 얘기도 사실무근이었다. B 씨는 “샤넬의 시옷자도 본 적이 없다”면서 “선글라스는 대부분 공장에서 제공하는 디자인에 따라 만들어졌다. 누가 디자인하고 말고 할 게 거의 없었다”고 귀띔했다.
몽피트는 매출을 크게 올리지 못하고 출범 약 1년 만에 문을 닫았다. 야구·배구·농구 선수들을 찾아다니며 열심히 선글라스를 돌렸지만 매출 확대로 이어지진 않았다. A 씨는 “팔리지 않는데 사업을 어떻게 더 이어가겠나. 지인 영업 외에는 거의 팔리지 않았다”며 “임 씨는 이름을 빌려주는 대신 한 달에 얼마씩 받아간 직원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사업을 접으면서 꽤 손해를 봤지만 임 씨와 별 다툼 없이 잘 마무리 지었다고 전해진다.
일요신문은 임창용 씨 입장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