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탄 쏘고 칼로 위협하는 영상·사진 등장…전직 직원 “나중에 보며 즐기려고 찍게 했다”
빅보스맨으로 활동한 김재원 씨가 ‘직원 갑질폭행’을 했다는 새로운 의혹이 나왔다.
그런데 최근 구속된 유튜버 빅보스맨 김재원 씨가 제2의 양진호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양 씨와 김 씨 행각이 겹치는 게 너무 많기 때문이다. 양 회장은 롤스로이스와 람보르기니를 타고 다니는 ‘슈퍼카 회장님’으로 알려졌다. 빅보스맨도 불법 개인렌트에 손대 화려한 슈퍼카를 수십 대 소유하고 있었다. 특히 빅보스맨 피해자들은 ‘빅보스맨은 자신에게 투자를 권유하거나 개인렌트에 필요하다며 명의를 빌려달라고 할 때 꼭 롤스로이스 등 고급 수입차를 타고 나타나 부를 과시했다’고 입을 모은다.
양 회장은 ‘웹하드 카르텔’을 통해 음란물 불법유통을 주도해서 돈을 벌었다는 의혹이 있다. 또한 양 회장은 자회사 매각 대금 등 회사 돈 약 167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김 씨 역시 불법 개인렌트, 대여계좌, FX렌트 거래 등 불법적인 일 여럿에 가담해 돈을 모았다고 알려져 있다. 김 씨 사건 가운데 불법 개인렌트 혐의는 피해자들이 고소한 상태다(관련기사 [단독] 불법 개인렌트로 억대 날린 선수들 배구잔치 뒤에서 ‘냉가슴’).
특히 김 씨에게서 양 회장 모습이 보이는 건 양 회장처럼 직원들에게 폭행을 일삼은 데다 황당한 고문까지 한 영상과 사진이 폭로되면서다. 김 씨가 고용했던 전 직원이 공개한 영상과 사진에는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다. 김 씨가 칼로 남성 직원 유두를 잘라내겠다고 칼을 대고 위협하는 영상이 있었다. 또 김 씨가 뭔가 잘못한 직원에게 칼로 살짝 찌르는 듯한 장면도 녹화돼 있었다. 영상 내에서는 김 씨와 직원들이 서로 웃고 있어 장난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전직 직원이 말하는 실상은 달랐다.
김 씨가 직원에게 칼로 위협하는 사진.
전직 직원 A 씨는 “괴롭히는 게 너무 싫어도 웃을 수밖에 없었다. 찡그리거나 싫다고 하면 괴롭힘의 강도가 더 심해진다”고 토로했다. 그는 “사실상 성추행에 가까운 행동도 많았다. 가슴을 쥐어뜯으면서 웃고 있으라고 강요했고 싫다는 말은 할 수 없는 분위기다. 이런 장면들을 녹화하면서 낄낄댔다”라고 설명했다.
최근까지 김 씨 밑에서 근무했던 B 씨도 비슷한 말을 했다. B 씨는 “김 씨가 잘못되길 매일 기도했다. 기도하다가 다른 직원에게 걸렸고 기도했다는 걸 말하지 말라고 사정한 일도 있었다”면서 “김 씨가 구속되거나 잘못되길 비는 방법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일을 그만두거나 사라진다고 해도 언젠가 찾아올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양 회장은 직원들을 빨간색, 초록색 등 특이한 색상으로 머리를 염색시키거나 일본도로 닭을 죽이라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괴롭혔다. 김 씨도 비슷했다. 전직 직원들이 제공한 사진에는 빅보스맨 직원이 케이블 타이로 묶여 있었고 맹견이 달려드는 사진이 있었다.
A 씨는 “한 직원이 개를 무서워하자 김 씨는 직원 손을 케이블 타이로 철망에 묶어놓고 자신이 키우던 큰 맹견을 풀었다. 직원은 비명을 질렀지만 김 씨는 그 장면을 보면서 즐거워했고 사진으로 남겨뒀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사무실에서 직원들에게 개조한 BB탄 총을 쏘기도 했다. 양 회장은 발사한 개조한 가스 리볼버형 권총 때문에 총포화약법 위반 혐의도 추가돼 기소됐다. 그런데 김 씨 역시 개조된 BB탄 총으로 직원들을 쏘며 즐거워했다.
김 씨에게 비비탄 총을 맞은 사진. 옷을 입고 있어도 피멍이 들었다.
전직 직원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김 씨는 직원들을 방구석에 세워 놓고 총으로 쏘겠다고 위협한다. 영상에서 직원들은 ‘너무 아프다. 쏘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지만 김 씨는 사정없이 총을 쐈다. 직원이 총을 맞고 나서 찍은 사진에는 옷을 입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살이 파여 있고 피멍이 들어 있었다.
전직 직원들은 김 씨가 갖고 있던 총은 일정 거리에서 쐈을 때 알루미늄 캔도 뚫고 유리창도 깬다고 말한다. 김 씨가 갖고 있던 총은 양 회장의 권총보다 살상력이 커 보이는 소총 형태였다. 총포화약법(총포·도검·화약류등의안전관리에관한법률)은 외형이 총기와 유사하고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높은 모의 총기를 가진 사람에게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형을 부과토록 하고 있다.
양 회장 사건은 양 회장이 직접 촬영을 지시해 기록한 영상이 공개되면서 터져 나왔다. 김 씨 사건도 김 씨가 직접 찍으라고 지시했던 영상이 나오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A 씨는 “김 씨가 나중에 영상으로 보면서 한 번 더 즐기기 위해 찍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