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명의로 빌려서 개인 홍보용으로 활용…렌터카 아닌 자가용 유료로 임대해 위법 가능성
이희진 씨는 부가티 베이론으로 유명세를 탄 바 있다. 사진=이희진 씨 인스타그램 캡처
이희진 씨는 부가티 베이론이라는 차 덕분에 유명세를 탔다. 부가티 베이론은 우리나라에 6대밖에 없던 차였다. 이 차는 최상위 부유층만 소유하고 있었고 이 가운데 한 대는 이건희 회장이 갖고 있었다. 특히 이 씨가 갖고 있던 차는 부가티 베이론 가운데 국내 최초로 부가티 베이론 그랜드 스포츠 모델이었다. 그랜드 스포츠 모델은 카브리올레(오픈카) 형태다.
이 씨는 최고가 차량을 구매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가 약 30억 원에 매입했다고 할 만큼 초고가였다. 이 씨는 차를 통해 자신을 부자로 이미지메이킹했고 ‘나는 주식으로 이렇게 부자가 됐다’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원동력이 됐다.
그런데 사실 이 차는 이 씨 소유가 아니었다. 정확히는 미래투자파트너스 소유였다. 이 차는 2015년 8월 7일부터 미래투자파트너스에서 이희진 씨 회사인 미라클인베스트먼트로 차량을 임대 보낸다. 계약서를 보면 미라클인베스트먼트는 부가티 임대료로 한 달에 2000만 원을 납부해야 한다. 임대료 외에도 보험료와 정비서비스 및 부가가치세 10%는 별도로 납부하기로 했다.
미래투자파트너스와 미라클인베스트먼트는 부가티 베이론을 임대해주는 계약을 맺었다. 사진=박봉준 대표 제공
박 대표는 미라클인베스트먼트 명의로 부가티 차량을 임대했지만, 회사 일과 무관하게 이희진 씨 개인 홍보에 이 차를 썼다고 보고 이 씨를 배임,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다만 경찰은 이 부분은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경찰은 불기소 의견을 밝혔지만 검찰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
배임, 횡령 혐의와 별개로 박 대표는 최근 이희진 씨와 이희문 씨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을 위반했다며 고발했다. 9월 7일 박 씨는 “자가용자동차를 유상으로 운송용으로 제공 또는 임대하거나 이를 알선한 이희진 씨와 이희문 씨에 대하여 철저하게 조사해 처벌해달라”고 접수했다.
신동희 법률사무소 한솔 변호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81조 제1항은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동차를 유상으로 임대하거나 알선해선 안 된다는 규정을 두고 있고, 동법 제90조 제8호에는 해당조항의 위반을 처벌하는 근거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즉, 이들이 렌터카도 아닌 부가티를 돈을 받고 대여한 부분이 불법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신 변호사는 “다만 여객운수사업법을 봤을 때 이 법은 임대해준 측만 처벌받기 때문에 법적 쟁점이 있더라도 이희문 씨에만 해당되는 얘기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요신문은 이희진 씨 형제 측 입장을 듣기 위해 노력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