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무 이사장 28일 퇴임…기구·인력·출연금 확충, 재단설립 이후 보증공급 최대
오는 28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전북신보재단 김용무 이사장
[전주=일요신문] 오는 28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전북신보재단 김용무 이사장을 만났다. 김 이사장은 2014년 12월 29일 2년 임기의 제7대 이사장으로 취임해 제8대 이사장에 연임됐으며 2018년에 제9대 이사장으로 1년 더 근무하고 2019년 12월 제10대 이사장에 연임돼 임기 만료를 불과 2주 앞에 두고 있다.
한 때 연임설이 나돌았지만 김 이사장은 더 이상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자리를 툴툴 털고 일어서기로 했다. 무엇보다 임명권자인 송하진 지사에게 부담을 주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고 전북신보 이사장으로서 해야 할 일을 다 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미련도 남기지 않기로 한 것.
전북신보가 태동한 이후 가장 안정적인 운영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취임 초기 낙하산이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전북에서 조직기반이 가장 열악했던 전북신보의 기구와 인원, 출연금 등을 대폭 확충해 하드웨어를 완성하는 공적을 세웠다. 김 이사장이 가장 큰 성과이자 보람으로 생각하는 부분이다.
송 지사의 측근이라는 점 때문에 퇴임 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약 송 지사가 3선에 도전한다면 김 이사장의 향후 움직임도 여기에 맞춰져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역할을 부정하지 않았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했다. 당분간 쉬고 싶다는 것이 앞으로의 계획이다.
다음은 김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 역대 전북신보 이사장 가운데 최장수 기록을 세우게 됐다. 그간의 소회는?
“이사장 취임 후 첫 인터뷰에서 ‘전북신보에 대한 도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도내 소기업·소상공인에게 지역 밀착형 금융서비스 지원을 아끼지 않도록 노력하고 특히 규모가 영세한 고객들에게 튼튼하고 믿음직한 희망의 사다리를 놓아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퇴임을 앞둔 지금 100% 만족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2015년 메르스 사태와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 특히 올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피해 등 전북신보가 서민경제의 위기 순간을 함께하며 위기 극복의 일등공신이라고 생각하고 이사장으로서 지난 6년간 재단의 성장과 발전에 긍지와 자부심을 느낀다”
▲ 임기 초기 송하진 지사의 측근으로 보은 인사 논란을 빚기도 했지만 재임기간 동안 누구도 쉽지 않은 성과와 업적을 세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처음 목표로 했던 일은 무엇이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하는가?
“처음 세웠던 목표는 ‘고객들에게 단 한 푼이라도 더 많은 자금을 지원해 드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이 것을 재단의 가치이자 핵심 추진과제라 생각하고 열심히 달려왔다. 그 결과 보증공급 2조원을 달성한지 불과 2년여 만에 지난 9월 보증공급 3조원을 달성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올 한해만 9,195억원의 보증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연말까지 총 보증공급 누계액이 4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돼 어느 정도 목표는 달성했다고 자부한다”
▲ 전북신보가 출범한 이래 재임기간 동안 외형은 물론이고 내적으로도 크게 성장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가장 인상 깊고 보람됐던 일은 무엇인가?
“가장 큰 보람은 전북신보의 금융지원 인프라를 구축한 것이다. 취임한 이후 관내 소상공인들에 대한 지원과 서비스가 소홀해지지 않도록 2015년 남원, 익산지점을 시작으로 올해 11월 덕진, 김제, 무진장지점 등 5개 지점을 신규로 개설해 원격지역 보증이용 접근성을 대폭 향상시켰다”
“특히 출연금을 2015년 93억원을 시작으로 2016년 95억원, 2017년 87억원, 2018년 175억원, 2019년 191억원, 올해 11월까지 307억원 등 취임 당시보다 3배 이상을 늘린 것도 큰 성과이다. 역대 최고 실적이며 그동안 출연실적이 없었던 전주시와의 협약을 통해 도내 14개 시·군 모두 출연금을 조성했다는 점도 보람이다”
“여기에 전북 유일의 소기업·소상공인 공적 보증기관으로서 소상공인 지원기관과의 효율적 업무체계를 위한 복합 클러스터 조성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돼 2023년 착공을 목표로 전북금융센터 조성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사업이 완료되면 전북신보의 금융지원 인프라가 완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많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쉬웠던 점도 적지 않았을 것 같다. 좀 더 잘할 수 있었거나 아니면 다른 방향으로 접근했으면 오히려 좋은 결과를 얻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일은 없었나?
“도민 모두에게 전북신보의 기능과 역할을 홍보하고 소기업·소상공인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체계적으로 제공해 더 많은 소상공인들이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으나 지원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재단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경제 캠페인과 각종 언론 인터뷰, 경제칼럼 게재, 전북지역 소상공인 협회 및 단체들과의 정기 간담회, 현장 방문 등 재단 알리기에 최선을 다했지만 아직도 도민들과 소상공인들의 기대에 부응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 전북의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이고 어떤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소상공인은 전북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지역경제의 뿌리같은 존재이다. 소상공인이 무너지면 대한민국 경제도 무너질 수 밖에 없기에 종합적이고 세밀한 정책이 필요하다. 전북신보의 경영안정자금 지원은 말 그대로 잠시 버팀목은 될 수 있지만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소상공인이 약점을 강점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하고 예비 창업자는 창업에 대한 준비과정을 꼼꼼히 점검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북신보도 이를 위해 자금지원뿐만 아니라 소상공인 종합지원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경영안정화·재기지원 프로그램 등의 지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 전북지역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존립기반을 위협 당하고 있다. 이들을 위해 어떤 지원정책이 추진됐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이는가?
“먼저 재단은 코로나19 관련 종합지원 특별대책을 긴급하게 수립하고 자금이 필요해 재단을 찾은 소상공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지원이라 생각해 필요한 자금이 신속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현장실사를 면제해주는 패스트트랙을 운영했고 보증심사절차 단축 등 각종 규제정비를 추진했다”
“올해 전북신보는 11월말 기준으로 소상공인 등에게 3만 9,179건에 8,862억원의 신규보증을 지원했으며 전북도 자금 외에도 정부와 금융회사 자금까지 더해 지난해 신규보증 4,451억원의 약 2배에 달하는 성과를 만들어 냈다. 이는 2002년 재단 창립이래 최대 규모이며 소상공인이 원하는 만큼 받지는 못했겠지만 심각한 자금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뭄의 단비가 됐을 것으로 본다”
▲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었다. 연임이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연임 의사를 접은 이유는?
“지난 2014년 취임 이후 6년 만에 보증공급실적이 3조원을 넘어섰고 조직 또한 4부 7지점으로 확대했다. 전북신보가 그동안 조직과 기금확충을 통해 이제 전북을 대표하는 서민금융 지원기관으로 우뚝 섰다고 자부하며 이사장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은 전부 다 했다고 생각한다”
▲ 이사장직을 그만 두더라도 송하지 지사 측근이라는 꼬리표는 계속 따라다닐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송 지사의 3선 출마 여부와 이사장직을 퇴임한 후 행보를 연결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앞으로의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으며 당분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송하지 지사가 행보를 결정하면 적극적으로 따를 생각이지만 아직은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이 없고 개인적으로도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 쉬는 것이 당장의 계획이다”
▲ 마지막으로 도민들과 소상공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먼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전북 경제를 지켜 오신 소상공인 여러분께 감사하고 또 응원한다는 말씀을 드린다.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전라북도 소상공인 여러분들의 상황이 더욱 어려워진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그리고 올해 소상공인을 위해 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준 재단 임직원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한다. 내년에도 보다 나은 금융 서비스를 통해 소상공인들의 든든한 힘이 되고 지역경제 활성화의 중추적 역할을 다해주기를 기대한다”
“무엇보다 서민경제의 뿌리인 소상공인 여러분들이 든든하게 전북 경제를 받쳐 주어야 전북이 바로 설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제가 떠나더라도 전북신보는 도민 여러분들의 의지와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게 최대한 지원할 것이다”
신성용 호남본부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