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훈 ‘지리산’·송중기 ‘빈센조’ 한드 기대주…BTS 그래미 수상·이병헌 ‘비상선언’ 흥행 여부 촉각
넷플릭스 ‘킹덤’ 시리즈를 통해 글로벌 인지도를 높인 주지훈이 선택한 새로운 도전은 김은희 작가와 이응복 감독이 의기투합한 tvN 드라마 ‘지리산’이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새해 안방극장 최고 기대작은 하반기 방송 예정인 tvN 드라마 ‘지리산’이다. 드라마 ‘시그널’과 ‘킹덤’ 시리즈의 김은희 작가가 극본을 쓰고 ‘미스터 션샤인’, ‘태양의 후예’를 연출한 이응복 PD가 만나 제작비 320억 원을 쏟아 부은 대작이다.
주지훈은 전지현과 더불어 ‘지리산’의 투톱 주연으로 나선다. 2020년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넷플릭스의 ‘킹덤’ 시리즈를 통해 글로벌 인지도를 높인 그가 심사숙고해 선택한 새로운 도전이다. 주지훈 역시 “멜로에 강한 이응복 감독, 스릴러에 강한 김은희 작가가 만나 흥미로운 작품이 나올 것 같다”고 기대를 걸고 있다.
주지훈의 ‘지리산’ 출격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방송 전 중국의 대표 OTT 업체 아이치이에 방영권을 판매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액수는 확인되지 않지만 200억 원 후반대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비 대부분을 중국 OTT 방영권 판매로 회수한 셈이다.
여전히 중국에서 한국 콘텐츠를 배척하는 한한령이 존재하고, 이에 따라 한국영화나 드라마 공개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주지훈과 ‘지리산’이 한국과 중국의 대중문화 콘텐츠 교류에 다시 물꼬를 여는 역할을 할지 관심이 모인다.
#송중기…코로나19 여파 딛는 ‘상징성’
송중기는 2020년 코로나19 직격탄을 정면으로 받은 배우다. 연초부터 남미 콜롬비아에서 영화 ‘보고타’ 촬영에 한창이던 그는 미국을 넘어 남미까지 확산하는 감염병 여파로 일정을 급히 중단하고 부랴부랴 귀국해야 했다. 1990년대 콜롬비아 이민 한인 청년들의 이야기인 ‘보고타’는 현지 올 로케 작품으로 제작비가 150억 원에 이르지만 일단 철수하고, 현재 촬영 재개 시점을 모색하고 있다.
송중기에 닥친 뜻밖의 공백은 이뿐만이 아니다. 유례없는 극장가 침체 속에서 송중기 주연 영화 ‘승리호’의 개봉도 세 차례나 연기된 끝에 결국 넷플릭스 공개로 선회했다.
‘보고타’에 이어 200억 원대 우주 SF 대작 ‘승리호’ 공개 일정까지 차질을 빚은 송중기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딛고 2021년을 반등 기회로 삼겠다는 각오다. 촬영 중인 tvN 드라마 ‘빈센조’를 통해 5년 만에 안방극장에 출격하는 동시에 넷플릭스를 활용해 ‘승리호’를 세계 190개국에 동시 공개한다. 코로나19의 ‘시작’과 ‘끝’이 송중기의 작품을 통해 이뤄질 수도 있다.
BTS는 미국 그래미 어워드 ‘베스트 팝 듀오·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다. 사진=더팩트 뮤직 어워즈 제공
#BTS…그래미 수상 관심, 군 입대 ‘시간 확보’
한국 엔터테인먼트를 상징하는 주인공, 그룹 BTS는 아시아 가수로는 미국 최고 권위의 그래미 어워드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다. 그래미 어워드는 비영어권 가수들이 가장 넘기 어려운 장벽으로 꼽힌다. 시상식이 열리는 2021년 1월 31일은 한국 대중음악계에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날로 주목받고 있다. 이미 2020년 8월 발표한 싱글 ‘다이너마이트’가 빌보드 핫100 차트 1위에 등극해 신기록을 세운 이들은 새해에도 영광을 이어가는 활동을 모색하지만 멤버들이 군 입대 일정은 ‘변수’로 꼽힌다.
특히 멤버 진(김석진)이 더는 입대를 연기할 수 없어 군 복무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극적으로 새로운 ‘기회’가 생겼다. 국방부가 2020년 12월 22일 군 징집·소집을 연기할 수 있는 대상에 ‘대중문화예술 분야 우수자’를 추가하는 내용의 병영법 일부 개정안을 공포해 만 30세까지 입대를 늦출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은 2018년 10월 한류와 우리말 확산 공로로 화관문화훈장을 받은 만큼 진은 이번 개정안에 따라 2022년까지 입대를 늦출 수 있다. 이는 방탄소년단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가동할 시간을 벌었다는 뜻이다.
순제작비 270억 원 규모의 항공 블록버스터 ‘비상선언’이 2021년 극장가 부활의 신호탄 역할을 할지 주목받고 있다. 사진=영화 ‘비상선언’ 포스터
배우 이병헌은 2020년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비슷한 시기 데뷔해 활동 30년을 맞은 가수들이 이를 기념해 공연을 열고 음반을 발표하기도 하지만 이병헌은 그 시기를 묵묵히 보냈다. 30년이란 시간을 강조하는 것보다 주어진 작품에 충실하겠다는 의지이다.
그런 모습은 2021년에도 이어진다. 다만 새해 공개될 한국영화 가운데 제작 규모가 가장 큰 대작의 주인공으로 나선다는 사실에서 이목을 집중시킨다. 순제작비 270억 원 규모의 항공 블록버스터 ‘비상선언’이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극장을 찾은 관객은 5889만 5630명(12월 22일 기준)까지 추락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극장 관객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4년 이래 16년 만의 최저치. 최악의 위기에서 이병헌이 이끄는 ‘비상선언’이 극장가 부활의 신호탄 역할을 할지 주목받고 있다.
#‘미스트롯2’ 주역들…2021년도 ‘국민 스타’ 예약
어려운 시기, 대중을 위로하는 트롯의 힘은 강하다. 2020년 1월부터 3월까지 TV조선의 트롯 경연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이 배출한 임영웅, 영탁 등 트롯 스타들이 구성진 노래로 남녀노소 팬들에 위안과 희망을 안겼다면 올해 그 바통을 ‘미스트롯2’의 주역들이 이어받는다.
‘미스트롯2’는 2020년 12월 17일 첫 방송부터 이미 시청률 28.6%(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원조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프리미엄과 시청자의 높은 충성도에 힘입어 2021년 방송가 킬러콘텐츠라는 사실을 재확인하고 있다.
앞서 송가인을 배출한 ‘미스트롯’과 뒤이은 ‘미스터트롯’의 바통을 받은 이번 ‘미스트롯2’는 최종 1위에 누가 오를지 여부와 상관없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보들 대부분 스타덤에 오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저마다의 애틋한 사연, 트롯 가수를 향한 꿈의 이야기가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전달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그룹 씨야 출신 김연지, 스페이스A 출신 김현정 등 잊힌 스타들의 등장은 물론 아직 주목받지 못한 실력파 무명가수들의 도전은 당분간 시청자들이 흥미로운 이야기꺼리를 제공할 것으로도 보인다.
이호연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