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김상식 울산 홍명보 감독 주목…강원FC 이영표 대표 ‘새내기 파워’ 기대
김상식 감독은 디펜딩 챔피언 전북의 감독직에 올랐다. 사진=전북 현대 제공
#12개 구단 중 4구단이 감독 교체
다음 시즌 K리그1에 참가하는 12개 구단 중 4개 구단이 새로운 사령탑을 맞이했다.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는 조세 모라이스 감독의 계약기간이 끝나자 김상식 수석코치에게 감독 타이틀을 달아줬다. 신임 김 감독을 도울 스타플레이어 출신 김두현·이운재 코치가 합류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10년이 넘는 ‘최강희 시대’를 이어 받아 계약기간 2년 동안 K리그 2연패를 달성했다. 2020시즌에는 FA컵도 들어올리며 2관왕에 올랐다. 오랜 코치 생활 끝에 처음 감독직을 맡은 김상식 감독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울산 현대는 김도훈 감독과 계약기간을 마친 후 재계약하지 않고 결별을 택했다. 새롭게 팀을 이끌 지도자로 홍명보 감독을 택했다. 연령별 대표팀을 거쳤던 홍 감독은 올림픽 동메달이라는 성과에 힘입어 A대표팀 지휘봉까지 잡았다. 하지만 월드컵에서는 실패를 맛봤다. 이후 중국 무대에서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3년간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를 지내다 현장으로 돌아왔다.
최용수 감독 사퇴 이후 대행체제로 2020시즌을 보낸 FC 서울에는 박진섭 감독이 부임했다. 박 감독은 광주 FC에서 팀의 승격을 이끌고 1부리그로 안착시키며 리그 내 각광받는 젊은 지도자로 떠올랐다. 이에 광주와 계약을 상호 협의하에 해지하고 서울로 옮겼다. 광주에 비해 규모가 큰 서울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감독직에 공백이 생긴 광주는 김호영 감독을 사령탑에 앉혔다. 지난 시즌 최용수 감독 사퇴 이후 서울의 감독 대행직을 역임한 김 감독은 짧은 기간이었지만 인상적인 성적을 낸 바 있다. 김 감독은 프로 커리어에서 매번 시즌 도중 갑작스레 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시즌 전부터 팀과 함께하는 시즌이 처음이니만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전부터 행정가의 꿈을 밝혔던 이영표 대표는 강원 FC를 이끌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K리그는 그간 비축구인이 사장 또는 단장으로 구단을 이끄는 일이 많았다. 프란츠 베켄바우어(바이에른 뮌헨), 루디 푈러(바이어 레버쿠젠), 파울로 말디니(AC 밀란) 등 해외에서는 스타플레이어 출신이 구단의 행정을 맡는 사례가 있지만 K리그에서는 이 같은 일이 드물었다.
하지만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조광래 대표이사가 대구 FC를 성공적으로 이끈 이후 허정무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 김호곤 수원 FC 단장 등도 구단 행정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강원 FC의 행보는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기존 대표이사가 임기를 마친 가운데 새 얼굴로 이영표 전 KBS 해설위원을 불러들인 것이다.
안양 LG, PSV 에인트호번, 토트넘 홋스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을 거친 이영표 신임 대표는 A매치 127경기 6골을 기록한 2000년대 대한민국 스타플레이어였다. 앞서 행정가로 활동하던 조광래 대표, 허정무 이사장, 김호곤 단장 등과 비교해 20세 이상의 연령 차이가 있음에도 대표직에 임명됐다.
이영표 대표는 선수 시절 누구보다 다양한 경험을 했다. 유럽뿐 아니라 중동무대(사우디 알 힐랄)도 거쳤으며 메이저리그사커 소속 캐나다 구단(밴쿠버)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했다. 유럽에서 러브콜이 있었음에도 밴쿠버로 향한 이유는 축구 행정가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였다.
새내기 행정가 이영표 대표는 부임과 동시에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2020시즌 수원 FC 승격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공격수 안병준과 마사를 동시에 품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 주전 미드필더 김동현의 영입도 마무리 단계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지난 시즌 강원의 아킬레스건이었던 외국인 선수 영입도 적극 추진 중이다.
수원 FC를 이끌고 승격에 성공한 김호곤 단장은 1부리그 안착을 위한 도전에 나선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승격팀 수원 FC의 광폭행보
이번 겨울 K리그 이적시장에서 현재까지 가장 큰 주목을 받는 팀은 승격팀 수원 FC다. 수원은 2020시즌 K리그2 2위에 올라 플레이오프를 거친 끝에 5년 만에 1부리그로 복귀했다. 아직 이적시장 초반이지만 수원은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다. 팀 공격의 절반 이상이라 할 수 있는 안병준과 마사를 내주었지만 양동현, 김호남, 김승준으로 공격진 공백을 메울 예정이다. 공격을 풀어낼 수 있는 이영재는 안병준과 트레이드 대상이다.
수비진 보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K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윤영선, 정동호 영입을 눈앞에 뒀다. 이어 국가대표 자원인 박지수가 중국(광저우 헝다)에서 돌아와 수원에 둥지를 틀 것으로 보인다. 2016시즌 승격 직후 1년 만에 강등됐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수원 FC의 광폭행보 뒤에는 김호곤 단장이 존재한다. 124경기 출전으로 A매치 최다출전 공동 5위 기록(유상철과 동률)을 보유한 김 단장은 국가대표팀, 부산 아이파크, 울산 현대 등의 코칭스태프,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 등 축구계 산전수전을 겪은 인물. 특히 울산에서 감독 경력이 선수 영입에 많은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앞서 감독직에도 ‘울산맨’ 출신 김도균 감독을 앉혔다. 이후 이들의 영입 작품인 양동현, 김승준, 윤영선, 정동호 등은 모두 울산과 인연이 있는 선수들이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