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사랑제일교회·열방센터 발 집단감염, 방역 비협조 뭇매…이단 논란도 이어져
이만희 총회장에 이어 2월 3일에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교회 관계자 전원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지난해 3월 이만희 총회장이 가평 별장 ‘평화의 궁전’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을 당시 모습. 사진=박정훈 기자
#말로만 듣던 신천지, 추수꾼
이만희 총회장에 이어 2월 3일에는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교회 관계자 전원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국내 코로나19 2차 집단 대유행의 근원지가 된 신천지 대구교회 관계자들과 이만희 총회장은 코로나19 역학조사를 방해한 혐의(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위계공무집행방해 등)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지만 모두 무죄를 받았다.
당시 신천지 측이 대구시의 전체 교인 명단 제출 요구에 신원 노출을 꺼리는 교인 133명 명단을 빠뜨리고 제출한 행위가 불법이 아니었다는 판단인데 재판부는 “전체 교인 명단 제출 요구는 감염병예방법 및 시행령이 정한 역학조사가 아닌 역학조사를 위한 사전준비단계인 만큼 누락된 명단을 제출한 것을 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같은 이유로 공무집행을 방해했다고 보는 것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신천지에서 처음 나온 것은 아니지만 2020년 2월 18일 대구에서 신천지 교인인 31번 환자가 나온 뒤 신천지 교인들을 중심으로 한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이렇게 코로나19 1차 유행이 시작됐다.
그 전부터 신천지는 기존 기독교계와 오랜 마찰을 빚어왔다. 신천지가 ‘추수꾼’이라 불리는 이들을 다른 교회로 보내 교인들을 포섭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교회들은 교인들에게 신천지와 추수꾼을 조심하라고 강조하고 그들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을 교회에 붙였다. 이처럼 기독교계의 공적이던 신천지를 중심으로 1차 대유행이 시작되자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게다가 교인 전체 명단을 제출하지 않자 추수꾼 활용 등 신천지 고유의 전도 방식이 기독교계를 넘어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신천지문제전문상담소 등 신천지에 대한 문제제기를 지속적으로 해온 단체들은 신천지가 유명 인사나 추수꾼 등 일부 명단을 빼고 전체교인 명단을 제출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기독교계와 마찰을 빚어오던 신천지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1차 유행 이후 일반 시민들에게도 비난의 대상이 됐다. 특히 전체교인 명단 제출을 거부한 후 곳곳에서 마찰이 빚어지면서 기독교인이 아닌 일반 시민들도 신천지와 추수꾼 등의 단어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럼에도 최근 이만희 총회장과 신천지 대구교회 관계자들이 무죄를 받자 법원 판결을 두고도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또한 그동안의 신천지 운영 전반을 두고도 거듭 논란이 불거졌는데 이 과정에서 이만희 총회장이 교회 돈 50억 원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이런 영향인지 요즘 신천지는 ‘뉴욕타임스’ 전면광고와 뉴욕스퀘어 빌보드 광고 등을 게재하는 등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또한 신천지 측은 신도 3741명이 혈장을 공여하는 등 코로나19 종식에 기여하고 사회에 헌신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이태원 발 집단감염 여파로 성수소자에 대한 왜곡된 시선이 더해졌고 이후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으로 영업이 정지되거나 영업시간이 단축되면서 이태원 상권은 요즘 매우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이태원과 동성애자
5월 6일 한 20대 남성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채 하룻밤 사이 이태원의 클럽 5곳을 방문하면서 이태원 발 집단감염이 시작됐다. 더욱 화제가 된 건 그 남성이 찾은 클럽 가운데에는 동성애자 등 성소수자들이 주로 다니는 클럽이 몇 곳 포함돼 있었다는 점이다.
신천지 교인들이 자신이 신천지 교인임을 감추려 자발적인 검사 등 방역당국의 조치에 협조하지 않았던 1차 유행과 유사한 위기 상황이었다. 동성애자 등 성소수자들 역시 성 정체성이라는 민감한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꺼려 코로나19 검사 등 방역당국의 조치에 비협조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됐기 때문이다. 자신의 정체성이 가족, 지인, 사회에 알려지는 게 두려운 성소수자들 입장에선 ‘아웃팅’(동성애자라는 사실이 다른 사람에 의해 강제로 밝혀지는 일)에 대한 걱정이 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이런 까닭에 각 지자체와 방역당국은 익명보장 검사를 추진하며 적극적인 검사 동참을 유도했다.
그렇지만 이태원을 중심으로 한 성소수자들의 유흥문화에 대한 국민들의 편견 어린 시선이 심해진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짜뉴스까지 등장해 성소수자 혐오를 부추기는 일까지 일어났다. 특히 ‘게이 호스트바’ ‘찜방’ 등 동성애자들의 유흥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동성애자 사우나’로 알려진 찜방은 남성 동성애자들이 성적욕구 해소를 위해 찾는 장소로 알려져 있는데 이태원 클럽 확진자 2명이 논현동 소재의 찜방을 방문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논란은 더욱 과열됐다.
이런 상황에서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방역과 무관하게 성소수자를 부각하면서 동성애에 대한 비난과 혐오가 퍼지고 있다”며 “자신의 신분이나 개인정보 노출에 대한 두려움으로 검사를 기피하게 만들어 오히려 방역에 장벽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다행스럽게도 걱정과 달리 ‘게이 호스트바’ ‘찜방’ 등을 통해 다시 한 번 집단감염이 확산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익명검사가 시작된 뒤 검사자가 늘면서 신천지발 집단감염 규모의 2차 대유행으로 확산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타격은 크다. 5월 이후 이태원 상권이 치명타를 입게 된 것이다. 지난해 1~3월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가 큰 인기를 끄는 등 이태원 상권은 젊은 층의 사랑을 받는 상권이었지만 이태원 발 집단감염 이후 유동인구가 크게 줄었다. 이태원을 찾는 성소수자들이 많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성소수자가 아닐지라도 많은 이들이 이태원 상권을 즐겨 찾았다. 그렇지만 집단감염 발생 여파에 성수소자에 대한 왜곡된 시선이 더해졌고 이후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으로 영업이 정지되거나 영업시간이 단축되면서 이태원 상권은 요즘 매우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8·15 광복절 집회를 기점으로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등을 통해 집단감염이 확산됐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비롯해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차명진 전 의원 등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진=최준필 기자
#대한민국에 이렇게 이단이 많았어?
본격적인 코로나19 2차 유행은 8월에 시작됐다. 아이러니한 부분은 동성애 등 성소수자 문제에서 가장 완고한 입장을 보여 온 보수 교회들 가운데 몇 곳에서 집단 감염이 일어났다는 부분이다. 8·15 광복절 집회를 기점으로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등을 통해 집단감염이 확산됐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비롯해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 차명진 전 의원 등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번에는 소위 태극기 집회 등을 주도해온 보수단체들과 사랑제일교회 등 보수적인 색채가 강한 교회들이 집단감염의 근원지가 됐다. 역시 2차 유행의 중심은 전광훈 목사였다. 그런데 눈길을 끄는 부분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인 전 목사가 이단 논란에 휘말렸다는 부분이다. 한기총은 한국 기독교를 대표하는 단체로 알려져 있었는데 한기총 대표회장이 이단이라는 부분은 일반 시민들에게 상당히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사실 기독교계에서 전 목사에 대한 이단 논란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이어졌다. 이미 2019년 8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과 통합 등 8개 교단 이단대책위원장협의회가 ‘각 교단이 전 목사를 이단 옹호자로 규정하라’고 공식 촉구했었다.
2019년 예장고신과 예장합동은 1년 동안 이단성을 연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예장백석대신은 아예 전 목사를 이단 옹호자로, 한기총을 이단 옹호단체로 규정했다. 1년여의 이단성 연구가 끝난 뒤인 지난해 8월 25일 예장고신 이단대책위원회를 통해 “전광훈 목사의 신학적 견해와 사상은 정통 기독교에서 벗어나 있다”며 전 목사를 ‘이단성 있는 이단 옹호자’로 지목했다.
특히 문제가 된 부분은 한기총과 전 목사가 변승우 사랑하는교회 목사를 옹호했기 때문이다. 전 목사는 변 목사와 ‘문재인 정권 퇴진 대국민 총궐기’ 등 보수 집회를 함께 주도해 왔다. 예장통합·합동·고신 등 주요 교단이 변 목사를 이단 내지는 이단성이 있다고 결의했음에도 전 목사가 대표회장인 한기총은 2019년 3월 변승우 목사를 이단에서 해제했으며 4월에는 변 목사의 대한예수교장로회 부흥총회를 정식으로 가입시키고 변 목사를 한기총 공동회장에 임명했다.
이처럼 전 목사는 변 목사를 옹호한 부분이 주로 문제가 됐지만 “하나님 꼼짝 마”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 등의 발언도 반성경적이고 비신앙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또한 “계시를 봤다” “성령의 본체” 등 기독교 교리에 맞지 않는 이단적 발언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겨울이 되면서 시작된 3차 유행은 앞선 1, 2차 유행과 달리 집단감염이 시작된 특정 단체나 장소는 없었다. 그렇지만 어느 정도 안정세에 접어들 때마다 특정 단체에서 집단감염이 유발됐는데 이번에도 교회들이 주로 문제가 됐다. 지난 연말에는 개신교 국제선교단체 인터콥(InterCP International) 소속 상주 BTJ 열방센터 발 집단 감염이 문제가 됐다. 인터콥 역시 이단 논란에 휘말려 있는 곳이다.
상주 BTJ 열방센터 발 집단 감염 사태가 불거지자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인터콥은 불건전 단체로서 한국교회 교인들의 신앙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모든 교인의 참여를 제한하고 금지한다”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최바울 선교사가 이끄는 인터콥에 대해 이미 예장합동은 ‘참여 금지’, 예장통합은 ‘예의주시, 참여 자제’, 예장합신은 ‘이단적 요소가 있으므로 참여 및 교류 금지’,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교단은 ‘참여 금지’ 등의 결의를 내린 바 있다.
2, 3차 유행의 중심에 기독교 교회가 있고 특히 기독교계에서도 이단 논란에 휘말린 교회들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확산되자 시민들은 “우리나라에 이렇게 이단이 많았는지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반 시민들 입장에선 신천지 등 이단 논란으로 화제가 됐던 일부 교회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각 교단이 이렇게 많은 교회에 대해 이단 관련 논의를 매년 이어가고 있다는 부분까지는 잘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동학개미에 서학개미까지…’ 개인투자자는 필패라고? 주식투자를 하는 개인들을 두고 ‘개미’라고 부르며 이런 개인투자자들은 늘 외국인과 기관에 밀리기만 할 뿐 수익을 내지 못한다는 통설이 오랜 기간 이어져 왔다. 소위 말하는 ‘개미 필패론’이다. 그렇지만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 상황으로 전세계 주식 시장이 요동을 친 2020년에는 달랐다. 동학개미, 서학개미 등 개미군단이 큰 수익을 올린 것은 물론, 외국인 매도물량을 받아내며 우리 증시를 지켜내는 안전판 역할까지 소화해냈다. 개미 필패론은 개인 투자자들이 외국인을 따라 주식을 투자하다 보니 고점에서 사서 저점에서 하는 투자 양상을 보이며 늘 손해를 봤다는 데 기초한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 3월 개미군단은 오히려 외국인 매도 물량을 모두 받아내며 매수에 나섰다. 구한말 나라를 구하려 일어선 동학 농민운동처럼 개미군단이 우리 증시를 지키기 위해 매수에 나섰다고 해 동학개미라는 말이 붙여졌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월 28일 31조 원 수준이던 투자자 예탁금 규모는 4월 1일 약 47조 원으로 급증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20년 한 해 동안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 지난 1월 12일에는 74조 원으로 증가했다. 1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두 배를 훨씬 넘게 상승한 셈이다. 개미군단의 매수 규모는 더욱 놀랍다. 2020년 12월 22일 기준 개인투자자의 주식시장 순매수금액은 65조 4000억 원이다. 종전 최대 기록이 2018년 10조 9000억 원임을 감안하면 무려 6배나 높은 수치다. 지난해 일평균 거래대금 역시 22조 7000억 원으로 종전 최대 기록인 2018년의 11조 5000억 원보다 2배 수준에 이르렀다. 이처럼 개미군단이 주식 시장에서 확실하게 두각을 드러내면서 주식거래에서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9년 64.8%에서 76.2%로 11.4%포인트 증가했다. 동학개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테슬라 열풍을 중심으로 미국 애플, 대만 반도체 업체 TSMC, 중국 검색엔진 바이두 등 해외 주식을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도 급증하면서 이들은 서학개미라 불렸다. 또한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모주 열풍도 뜨거웠다. |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전동선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