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대부업자 유사투자자문업자 등 불공정 민생 침해 탈세도 대상
#사주 B 씨는 수 년간 현금 매출을 친인척 명의 차명계좌로 받고 배우자 명의로 유령업체를 세워 가짜 경비를 지출하는 수법으로 수백억 원대 소득을 숨겼다. B 씨는 법인명의로 레지던스 3채(총 70억 원)를 사들여 가족과 사적으로 사용했다. 또 200억 원이 넘는 꼬마빌딩을 자녀에게 편법으로 증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세청에 적발된 탈세 혐의자의 슈퍼카(왼쪽)와 페이퍼컴퍼니 인감도장. 사진=국세청
국세청은 17일 이러한 사례를 포함해 불공정 탈세 혐의자 61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노정석 국세청 조사국장은 이날 비대면 프리핑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 위기를 기회로 삼아 편법 증여 등 반칙·특권을 통해 재산을 불리는 불공정·민생 침해 탈세가 증가해 세무조사에 전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사 대상은 영앤리치(Young&Rich, 사주 일가의 편법증여 등으로 재산을 불린 젊은 자산가)를 비롯해 숨긴 소득으로 초고가 레지던스, 꼬마빌딩, 골프장 회원권 등을 취득한 호화·사치 생활자, 자영업자·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불법 대부업자, 소비자의 불안 심리를 악용해 폭리를 취한 의료기기·건강식품 판매업자, 고수익을 미끼로 영업하는 유사투자자문업자 등 총 61명이다.
이번 조사 대상자 중 영앤리치 사주 일가 16명의 1인 평균 재산 가액은 186억 원으로 알려졌다. 주요 자산별 평균 재산가액은 레지던스 42억 원, 꼬마빌딩 137억 원, 회원권 14억 원 등이다. 노 국장은 “20~30대가 고르게 포함됐고 명백한 탈루 혐의가 있는 자는 반드시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영앤리치 본인뿐만 아니라 부모 등 가족의 자금 흐름을 모두 살펴볼 예정이라고 했다.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상대로 한 불법 대부업자, 건강 불안심리를 악용해 폭리를 취한 의료기기·건강식품 판매업자, 고수익을 미끼로 영업하는 유사투자자문업자 등 코로나19 사태를 틈탄 민생침해 탈세자도 다수 적발됐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 대상을 선정하기 위해 금융정보분석원(FIU)을 비롯, 유관기관 수집 자료 등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활용했다. 노 국장은 “조사 과정에서 차명 계좌 이용, 이중장부 작성 등 고의적 탈세 혐의가 확인되면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검찰에 고발하는 등 엄정히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