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안전자산 주식 선호 속 부동산 투자는 ‘현 상태 유지’
그래픽=하나은행 제공
#포트폴리오 적극 조정하며 양호한 투자 성과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8일 우리나라 부자(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보유) 700여명과 대중부유층(금융자산 1억 원 이상 10억원 미만 보유) 1400여 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토대로 ‘2021 Korean Wealth Report : 부자와 대중부유층의 자산관리 트렌트’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부자들은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를 상당히 큰 폭으로 조정했다. 현금 및 예금과 같은 안전자산 비중이 증가한 동시에 주가 상승에 따라 주식 비중도 늘었다. 사모펀드 상품의 신뢰도 저하로 펀드·신탁 비중이 감소했지만, 장기 상품인 보험·연금 비중은 늘었다.
부자와 대중부유층 모두 주식 투자에 적극적이었다. 이 중 절반은 코로나19 이후 주식 비중을 늘렸다고 응답했다(부자의 53%, 대중부유층의 48%). 올해 주식 시장도 완만한 상승을 예상하는 긍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이러한 적극적인 자산 리밸런싱으로 지난해 부자와 대중부유층은 양호한 투자수익률을 냈다. 당초 기대했던 목표 수익률보다도 높은 편이었다. 금융자산 수익률 10% 이상의 고수익을 거둔 부자와 대중부유층은 주식 직접투자(49%)와 주식형펀드(13%) 덕분이었다고 응답했다.
#절반 이상이 올해 ‘앞으로 경기 더 안 좋아질 것’
부자와 대중부유층이 체감하고 있는 경기 전망은 대체로 부정적인 편이었다. 실물 경기는 응답자의 61%가, 부동산 경기는 52%가 앞으로 더 안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부자와 대중부유층의 절반 이상은 올해 ‘현재의 자산 구성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적극적인 자산 리밸런싱보다 ‘관망하겠다’는 태도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구성을 변경할 계획이면 부동산보다는 금융자산의 비중을 늘리겠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부동산 고액자산가(보유 부동산자산 50억원 이상)의 29%는 부동산 비중을 줄이겠다고 응답했다.
부자들은 지난 5개년 조사 중에서 ‘현재 자산 구성을 유지하겠다’는 응답률(51%)이 올해 가장 높았고, ‘부동산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라는 응답 비율은 8%로 지난 5개년 중 가장 낮았다.
#안전자산과 함께 주식 투자 선호 이어져
올해 부자와 대중부유층이 투자할 계획인 금융상품으로는 단기금융상품, 지수연계상품, 정기예금, 주식 직접투자, 외화자산(해외주식, 해외채권, 달러 등) 순으로 안전자산과 예비성자금을 가장 선호했다. 지수연계상품은 각종 금융사고로 인해 선호도가 상당히 떨어졌지만, 여전히 우선 순위로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상품 중 하나였다.
부자들은 주식 직접 투자와 주식형 펀드 모두 선호도가 전년 대비 상승했다. 외화자산도 투자 계획 의향이 높았는데, 특히 외화 예금보다는 해외 주식에 대한 투자 의향이 상승했다. 주식 시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과 더불어 부자들의 국내 및 해외 주식 선호 현상은 올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수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부자들과 대중부유층들은 자산 리밸런싱에 대한 관망세가 우세한 가운데, 부동산보다는 금융자산으로 관심이 옮겨온 경향이 있다”며 “단기금융상품과 예금의 비율을 일정 부분 유지하면서, 국내 및 해외주식, 지수연계상품, 주식형 펀드 투자를 통해 적극적으로 수익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헀다.
그래픽=하나은행 제공
#부동산 투자는 매입, 매각 모두 ‘현 상태 유지’
지난해 부동산 자산가치 상승의 영향으로 부자들의 부동산 자산 비중이 증가했다. 부동산 포트폴리오 중에서 거주목적주택 비중이 크게 증가하면서 상업용 부동산 비중을 넘어섰다. 거주목적주택 비중이 41%를 차지하고, 상업용부동산과 투자목적주택 비중이 각각 34%, 11% 순이었다.
향후 부자들은 정책 변화에 상관없이 부동산 거래에 있어 ‘현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응답 비율이 높았다. 종합부동산세 부담 증가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부자와 대중부유층은 뚜렷한 대응 방안이 없다(38%), 증여(31%), 매각(26%) 순으로 응답했으며, 보유 부동산 자산이 높아질수록 매각보다 증여에 대한 선호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