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단일화 프레임 갇히면 당 존립 위험…최근 지지율 상승으로 캐스팅보트 역할 전망
여영국 정의당 대표가 3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표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특히 당·정의 지지도가 최저치로 곤두박질치면서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박영선·김영춘 후보도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민주당이 이번 재보선에서 무공천을 택한 정의당 표심을 끌어안지 못할 경우 예상대로 패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3월 15∼19일까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정의당 지지도는 한 주간 1.1%포인트(p) 상승한 6.1%를 기록했다. 국민의힘(35.5%)과 민주당(28.1%) 지지도 격차는 7.4%p였다. 문 대통령 지지도는 지난주 대비 3.6%포인트 내린 34.1%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는 같은 기간 4.8%p 상승한 62.2%였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도가 35% 선이 무너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사는 3월 22일에 발표했으며,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진보진영 한 관계자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임직원 투기 의혹을 둘러싼 후폭풍이 당·정을 위기로 내몰았다”며 “(애초) 서울과 부산에 후보를 내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밝혔다.
문제는 더 멀어진 민주당과 정의당 관계다. 한때 오월동주를 이어가던 양당은 문재인 정부 중후반을 거치면서 균열을 일으켰다. 친문(친문재인)계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3월 23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언급, “정말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냐”라고 하자 정의당은 “선거를 목전에 두고 대놓고 2차 가해를 하는 것은 매우 악의적”이라고 말했다.
정의당은 가덕도 신공항 8년 완공 추진 공약을 향해선 “30조 원 예산으로 부실 공사를 하겠다는 거냐”고 질타했다. LH발 땅 투기 의혹에 휩싸인 민주당 소속 시흥시의원이 탈당한 직후엔 “또 꼬리 자르기”라고 성토했다.
정의당 복수 관계자들은 “4월 재보선에서 진보 단일후보가 완성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여기엔 여당 2중대로는 차기 대선에서 독자 후보를 내지 못한다는 우려가 깔렸다. 심상정 카드밖에 남지 않은 정의당이 진보 단일화 프레임에 또 갇힌다면, 20대 대선 이후 당 존립 자체를 담보할 수 없다는 얘기다.
관전 포인트는 5∼6% 안팎에 달하는 정의당 표심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정의당 지지층은 ‘4(여당 선호) 대 3(야당 선호) 대 3(지지 후보 없음)’으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보이지 않았다.
지상파 방송 3사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3월 20∼21일까지 실시, 조사 마지막 날 발표한 결과를 보면, ‘박영선(민주당) vs 오세훈(국민의힘)’ 양자 대결에서 정의당 지지층의 24.2%는 오 후보를 지지했다. 박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비율은 과반(42.9%)에 못 미쳤다. 지지 후보가 없다(27.0%)와 모름·무응답(6.1%)은 33.1%에 달했다. 정의당 지지층 3명 중 1명은 기권이나 제3후보를 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자세한 사항은 여론조사기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