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수사자문단 소집 불수용…검찰총장 후보 추천 이전 열릴 수도
대검찰청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사진)에 대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소집하기로 23일 결정했다. 사진=이종현 기자
대검은 23일 “이성윤 지검장 관련 사건에 대해 피의자의 신분, 국민적 관심도, 사안의 시급성 등을 고려한 뒤 수원고검장의 요청을 받아들여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소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심의 대상과 관련해선 피의자의 방어권 보호를 위해 수사팀과 피의자의 공통 요청 대상인 공소제기 여부뿐만 아니라 피의자의 요청 사안인 ‘수사계속 여부’도 포함하도록 했다”며 “수사심의위 개최 일시는 위원회에서 관련 절차에 따라 신속히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성윤 지검장 측은 수사 편향성 및 공정성 등 검찰 수사에 문제를 제기하며 지난 22일 수원지검에 수사심의위 소집을, 대검에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요청했다. 그는 수원지검이 아닌 검찰 내부의 수사 전문가와 외부 민간위원들의 판단을 듣겠다고 나섰다.
같은 날 사건 수사를 총괄 지휘하는 오인서 수원고검장은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 수사심의위의 소집을 요청했다.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는 검찰시민위원회를 거치는 대신 검찰총장 대행 직권으로 수사심의위를 소집해 신속하게 처리해달라는 이유에서다.
법조계 일각에선 이성윤 지검장이 오는 29일 예정된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후보 추천위)’를 앞두고 기소 등을 미루기 위한 시간 끌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는 오는 29일 후보 추천위를 개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후보추천위 일정이 잡힌 후 이 지검장이 수사심의위 등 절차를 통해 수사 공정성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검찰의 기소를 늦추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검찰은 이성윤 지검장의 혐의를 입증할 다수의 증거가 있어 수사심의위에서 기소 의견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불기소 의견이 나온다고 해도 지난 22일 “대검과 수사팀 간 이견이 없다”는 입장을 낸 점에 미뤄볼 때 수사심의위에서 기소 결정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크다.
수사심의위 권고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검찰은 12차례 열린 수사심의위의 의견 중 9차례를 받아들였다. 수사심의위의 판단이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유력한 이 지검장 행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