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주식시장 받을 충격 크지 않을 것” 전망
지난해 3월 금지됐던 공매도가 오는 5월 3일부터 재개된다. 지난 4월 2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없다. 사진=최준필 기자
2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공매도는 오는 5월 3일부터 부분적으로 재개된다.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코스피200·코스닥150 지수 구성 종목을 대상으로 일부만 진행된다. 공매도란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일단 빌려서 팔고서 주가가 내려가면 주식을 사서 갚아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기법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3월 16일부터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주가 급락을 막고자 6개월간 공매도를 금지한 이후 이를 두 차례 연장했다. 약 1년 2개월에 걸친 이번 공매도 금지는 조치는 한국 증시 역사상 3번째였고 기간으로는 역대 최장이었다.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첫날부터 공매도 재개 직전인 지난 4월 30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77.70%, 87.68% 올랐다. 이 기간 증시가 빠르게 회복한 만큼 이제 다시 공매도 물량이 나오면 그동안 주가가 급등한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크다.
최근 공매도 재개를 앞둔 경계 심리가 시장에 부담을 주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4월 27일부터 30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4일 연속 하락했고, 하락률은 각각 2.17%, 4.52%를 기록했다.
특히 공매도 재개 대상인 코스피200과 코스피150 지수는 같은 기간 각각 2.31%, 6.15% 내려 더욱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공매도 선행지표로 통하는 대차거래 잔고 역시 지난 4월 30일 기준 56조 3405억 원으로 올해 들어 최대를 기록했다.
공매도는 주가 버블 방지와 유동성 공급 등 순기능이 있지만 하락장에서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시장을 어지럽히는 주범으로 지목됐다. 다만 지난해 상승장을 이끈 유동성 장세를 지나 본격적인 실적 장세로 진입하면서 국내 증시의 기초 체력은 한층 탄탄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선 공매도가 재개되면 종목별 단기 주가 변동은 불가피해도 전체 지수 방향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가 개별 종목 및 업종, 국내 증시 전반에 단기 변동성 확대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서도 ”증시 역사를 뒤돌아봤을 때 공매도가 시장의 방향성은 바꾸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강세장 기간에는 공매도 전략 자체가 플러스 수익을 내기 어려운 경향이 있다“며 ”최근 증시가 기간 조정을 받긴 했지만 글로벌 경기 정상화 기대, 국내 수출 실적 등을 고려하면 강세장 기조는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이정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의 함수인 실적이 상향 조정되는 상황에서 수급적인 이유만으로 현재 추세적으로 우상향하는 주가지수의 방향성을 돌려놓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며 ”다만 성장주, 바이오, 고PER주 위주로 고점 대비 주가 하락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고평가 및 주가 과열, 기관 순매수 상위 등에 해당하는 종목군은 공매도의 타깃이 되어왔다“면서 ”공매도는 지수 측면의 영향력은 제한적이지만 펀더멘털과 밸류에이션 등의 잣대로 종목별 옥석가리기를 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