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보드 업계 “자전거 도로 증설 현실적 대안…공유 헬멧 파손·분실 많아”
25일 스타트업 단체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산하 퍼스널모빌리티산업협의회(SPMA)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유 개인형 이동장치(PM) 산업 현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SPMA는 킥고잉, 지쿠터, 빔, 씽씽 등 전동킥보드 업체 14개로 구성된 협의체다.
지난 13일부터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되며 헬멧·면허 없이 전동 킥보드를 타면 범칙금을 내야 한다. 전동킥보드는 일부 이용자가 인도에서 주행하거나 음주 상태로 이용하면서 속도 제한과 안전모 착용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대해 공유 킥보드 업체들은 이용자 및 보행자의 안전을 위한 관리 단속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헬멧 착용 의무화 등은 실효성이 부족한 조치라며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
최영우 킥고잉 대표는 “헬멧 착용을 권장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나 충분히 (위험을) 인지하는 성인이 헬멧을 강제로 착용하게끔 규제하는 방향에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헬멧 착용 의무화 대신 자동차 또는 보행자와 분리된 자전거 도로를 더 만드는 방안이 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도시 교통 문제를 해소하는 미래지향적 이동 수단 킥보드를 이용하는 게 불법적 요소를 안고 있다고 하면 시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공유 킥보드의 특성상 헬멧 착용과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이용자들이 여행용으로 킥보드를 이용하는 게 아니라 주로 짧은 시간에 단거리를 이동하기 위해 이용하기 때문이다. 업체들의 설명에 따르면 공유 킥보드 이용자들은 출퇴근 시간, 점심시간 등 짧은 시간에 편의를 위해 킥보드를 이용한다.
공용 헬멧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이들 업체는 이전에 일부 업체가 공용 헬멧을 비치했지만 2020년 12월 기준 3분의 2는 분실됐고 남은 절반은 파손됐다고 설명했다. 유사한 공유 형태의 자전거 따릉이의 공용 헬멧 이용률이 3%고 분실률은 24%라는 수치를 제시하기도 했다.
개정 도로교통법 적용된 이후 공유 킥보드 이용률은 업체별로 50∼6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미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정책실장은 “그동안 킥보드를 이용하던 특정 수요층이 빠져나가고 있다”며 “헬멧 규제는 전동킥보드 산업이 국내에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등 시장 성격을 질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영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