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유가담자, 1년간 수차례 강제추행하고 피해자 남편 압박
김 변호사는 7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문제의 회식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김 변호는 “(당시 회식이) 군 내부의 단합을 위한 회식자리거나 공식적인 회식 자리가 아니고, 지금 이 사건의 은폐에 깊이 관여된 간부의 지인이 개업식을 한다고 해서 회식이 이뤄졌던 것”이라며 “(피해자는 해당 자리에) 근무를 바꿔가면서까지 동원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간부들이 코로나19 시국에 징계가 두려워 은폐를 시도했다는 지적에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면서 “지금 만 하루 이상 회유가 지속됐다는 걸 봤을 때, 군 기강 자체에 문제가 생길까봐 아마 그렇게 회유한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동의했다.
현재 유족 측은 20비행단 소속 상사·준위 등 3명을 추가 고소한 상태다. 김 변호사는 “아직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세히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이 사건 회유에 가담한 인원들부터 시작해서 한 1년 여에 걸쳐서 여러 번 강제추행이 있었다. 피해자가 그것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지 못하는 걸 보고 그걸 답습해서 추행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사건”이라고 말했다.
성추행 신고 이후 가해자들이 이 중사의 남편을 회유하고 압박한 사실도 추가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는 “저희가 (3월에) 신고를 공식적으로 하고 나서 2주 이상 지난 시점에 사건 피의자들 중 한 명이 남편에게 찾아와서 가해자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고소를 취소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안 되겠냐라는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족들이 그걸 알게 돼서 남편에게 얘기해서 항의하도록 한 부분 등 객관적인 자료가 증거로 남아 있다”며 “(상관 측에서) ‘가해자가 명예롭게 퇴직할 수 있으면 좋겠다’ ‘가해자의 인생이 불쌍하지 않느냐’는 종류의 내용”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가 밝힌 내용에 따르면 사건 후 군 수사 당국의 조치도 엉망이었다. 차량 내 상황의 증거가 될 수 있는 블랙박스는 유족 측이 제출했고,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는 장 중사의 휴대전화 역시 제때 확보하지 않았다. 최초 이 중사를 대리한 국선 변호인과는 제대로 된 면담조차 진행하지 못 했다.
군은 뒤늦게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검찰단에서 철저히 수사해 줄 거라고 믿고 있다”면서도 “증거확보 부분에서부터 철저하게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는) 군사경찰만 관련해서 초동수사가 제대로 됐는지 확인을 하고 있는데, 수색의 범위가 너무 제한적이고 조금 더 폭넓게 압수수색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족 측은 최초에 이 중사를 대리한 국선변호인 또한 고소할 예정이다. 김 변호사는 “유족들 입장에서는 국선변호인이 피해자와 관련한 여러 가지 조력을 정상적으로 했었다면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고 계시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저희가 법률검토를 했을 때 충분히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이 들어서 추가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