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2일 뉴에라 프로젝트와 계약만료…각 방송사들 ‘TOP6 잡아라’ 물밑 쟁탈전
2019년 2월부터 5월까지 방영된 ‘미스트롯’과 2020년 1월부터 3월까지 방영된 ‘미스터트롯’을 통해 TV조선은 트롯 열풍을 주도하며 방송가에서 새로운 예능 강자로 급부상했다. ‘미스터트롯’은 최고 시청률이 35.7%를 찍었을 정도다.
TV조선은 ‘미스터트롯’이 큰 인기를 끌자 (주)티조C&C를 설립해 프로그램 관련 부가 콘텐츠와 사업에 각별히 공을 들였고 TOP7과 1년 6개월 동안의 매니지먼트 계약을 시도한 끝에 김호중을 제외한 TOP6를 붙잡았다. 이후 TOP6는 TV조선 ‘신청곡을 불러드립니다-사랑의 콜센타’와 ‘뽕숭아학당’에 고정 출연하며 인기를 이어갔고 ‘미스트롯 2’에도 마스터로 참여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TV조선 예능 프로그램은 다른 종합편성채널은 물론이고 지상파채널까지 압도하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문제는 9월 12일 뉴에라 프로젝트와의 1년 6개월짜리 기간제 활동 계약이 끝난 뒤 TOP6의 행보다. 지금처럼 ‘사랑의 콜센타’와 ‘뽕숭아학당’에 계속 출연하며 ‘미스터트롯 2’에도 마스터로 참여하는 등 TV조선과의 관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다만 뉴에라 프로젝트가 아닌 각자의 소속사를 통해 TV조선과 새롭게 출연 계약을 해야 한다. TOP6 멤버들도 현재 TV조선의 영향력을 잘 알고 있으며 지금처럼 TV조선을 중심으로 함께 활동하는 게 개별 활동보다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문제는 달라지는 계약 관계다. TV조선 관계자는 “기본적으로는 TOP6를 붙잡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현재 입장을 전했는데 너무 과도한 출연료와 출연 조건 등을 요구할 경우 상황이 변할 수 있다.
당연히 타 방송사에서도 TOP6를 향한 본격적인 구애가 시작되고 있다. 현재 폭발적인 스타성을 자랑하며 탄탄한 팬덤까지 구축한 TOP6는 시청률 보증수표다. TOP6 전체를 섭외하면 가장 좋겠지만 일부라도 출연을 성사시킬 경우 높은 시청률이 보장될 수 있다. ‘트롯 매직유랑단’을 방영하며 부활을 노리는 KBS가 만약 TOP6 가운데 일부를 데려올 경우 확실한 반등을 이룰 수도 있다. 이미 송가인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TOP6 전체 내지는 일부가 합류한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가능하다. ‘트롯신이 떴다’의 SBS, ‘보이스트롯’의 MBN 등도 비슷한 의미에서 TOP6 쟁탈전에 뛰어들 수 있으며 아직 트롯을 전면에 내세운 적이 없는 방송국 역시 TOP6만 잡으면 단번에 화려하고 의미 있는 출발을 할 수 있다.
가요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TOP6 가운데 일부는 TV조선을 떠날 수밖에 없을 거라고 보고 있다. TOP6가 TV조선과의 협상에서 까다로운 출연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TOP6가 얼마나 파격적인 수준을 요구할 것인지와 TV조선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어디까지냐에 따라 상황은 요동을 칠 수밖에 없다.
현재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TOP6가 TV조선과 동시에 타사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활동 영역을 넓혀가는 방식이다. 그러나 9월 12일 즈음이면 어느 정도 코로나19 집단면역이 형성돼 다시 콘서트 등 공연 무대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이렇게 되면 스케줄 문제로 인해 지금처럼 방송 프로그램에만 매진할 수는 없게 된다. 방송은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일부 프로그램에만 출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TOP6가 모두 TV조선을 떠나게 될 수도 있다.
아직 정확한 편성 시점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2021년 방영 예정인 ‘미스터트롯 2’에 TOP6 출신들이 마스터로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 TV조선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송가인처럼 TOP6 가수들이 타사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에 심사위원으로 가고 ‘미스터트롯 시즌2’에는 단 한 명도 마스터로 합류하지 않는 것이다. 이 시나리오는 가요 관계자들 사이에서 현실성이 별로 없다고 보고 있다. 적어도 이찬원과 김희재는 ‘미스터트롯 2’에 마스터로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이찬원과 김희재의 소속사 블리스엔터테인먼트와 장윤정의 소속사 아이오케이컴퍼니의 특수관계를 놓고 볼 때 적어도 장윤정이 마스터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 등에는 이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