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루카신사 액막이 행사 동영상 화제…판다 탈 쓴 궁사 모습에 네티즌 호응도
해당 신사는 일본 가나가와현 에비나시에 위치한 아루카신사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7세기 전반부터 기록이 전해오는 유서 깊은 신사”라고 한다. 이번에 화제가 된 의식은 매년 여름 ‘무병식재(병 없이 건강하고 재난이 없음)’를 기원하는, 일종의 액막이 행사라 할 수 있다.
사실 아루카신사가 넷상에서 화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아루카신사는 2017년 5월 “형식적이고 딱딱한 신사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다”는 글을 시작으로 공식 트위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후 신사의 총책임자인 ‘궁사(宮司)’가 판다 캐릭터 탈을 쓰고 나타나는 등 유머 넘치는 사진과 동영상을 올려 네티즌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아루카신사의 궁사는 “평소 신사를 잘 찾지 않는 젊은 층이나 동네 아이들에게 친근함을 주고자 캐릭터 탈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사가 앞으로도 쭉 이어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시대에 맞는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더했다. 이런 이유로 “판다 외에도 레서판다, 선녀, 쥐 등 다양한 캐릭터들을 활용해 신사의 문턱을 낮추고 있다”고 한다.
새로운 캐릭터 ‘대파’는 신직(신사 관리자) 중에 ‘네기’라는 직책이 있다는 데서 탄생했다. 파를 뜻하는 일본어 ‘네기’와는 동음이의어다. 주로 신에게 기도나 축문을 올리는 일을 맡고 있으며, 지역사회 행사에도 참여한다. 다만 “최근에는 신사 관련 용어를 낯설어하는 이들이 많아 ‘신사의 네기’라고 인사를 하면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아루카신사의 네기인 고지마 씨는 “발음이 같은 ‘대파 모양을 한 가면을 쓰고 신사 일을 하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가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가면의 길이는 정확히 2.05m. 문구점에서 파는 두꺼운 도화지와 파라핀지, 마스킹 테이프 등을 활용해 직접 만들었다. 종이 재질이라 기본적으로 가벼우며, 외형은 대파와 똑같이 만들려고 애썼다.
2m짜리의 가면을 쓰고 건물 안이나 실내에 들어가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 다행히도 네기가 행하는 대부분의 의식들은 야외에서 열린다. 가령 풀을 엮어 만든 원을 통과하는 액막이 행사랄지, 신에게 춤을 봉납할 때도 대파 가면을 쓰고 있다. 바람이 아주 심하게 몰아치는 날만 아니라면, 언제나 대파 가면과 함께한다.
최근 일본 매체 ‘제이타운넷’이 “대파 가면을 쓴 액막이 행사 동영상이 트위터에서 큰 반향을 불러 모으고 있다”고 전하자, 고지마 씨는 “대파가 자라는 것처럼 쑥쑥 ‘좋아요’ 수가 늘어나 놀라울 따름”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지역 주민들뿐 아니라 먼 곳에 계신 분들도 잠시나마 웃을 수 있고, 즐겁게 생활하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SNS에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