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가에 따른 기저효과에 농축수산물 석유류 가격 상승세 영향
8일 OECD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한국의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식품) 물가는 1년 전보다 7.3% 올랐다. OECD 전체 평균(1.6%)의 4.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38개 회원국 가운데 터키(18.0%)와 호주(10.6%)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지난해 2분기 우리나라 식품물가 상승률은 2.5%로 OECD 국가 중 26위(당시 회원국은 37개국)를 기록했다. 1년 만에 상승률 순위가 23계단 뛰어올랐다.
국내 2분기 기준으로 비교해도 올해 상승률은 2011년(7.8%) 이후 1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저물가에 따른 기저효과가 적용하고 최근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상승세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농축수산물 물가는 2분기에만 11.9% 급등해 1991년(12.5%) 이후 30년 만의 최대 상승을 기록했다. 최근 통계인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서도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9.6% 올랐다. 품목별로 계란이 57.0% 올라 2017년 7월(64.8%)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계란 가격은 올해 1월(15.2%)부터 7개월 연속으로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갔다.
이외에도 사과(60.7%), 배(52.9%), 포도(14.1%), 수박(8.7%) 등 과일과 돼지고기(9.9%), 국산 쇠고기(7.7%), 닭고기(7.5%) 등 고기류, 마늘(45.9%), 고춧가루(34.4%), 부추(12.2%), 미나리(11.7%)를 비롯한 각종 채소류도 가격이 뛰었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2.6%로 앞서 9년 1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5월과 같은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이외 식품군 가격도 올랐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곡물·유지류·육류 등 주요 식량 품목의 국제 가격을 지수화한 세계 식량가격지수는 지난 7월 기준 123.0포인트(2014~2016년 평균 가격=100)를 나타냈다.
곡물가격지수는 지난 5월 132.8까지 뛰어오르며 2013년 1월 이후 8년 4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곡물가격지수는 6월 129.4, 7월 125.5포인트로 소폭 하락했다. 다만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하면 여전히 30%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7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이후 "폭염·태풍 등 기상 여건 악화,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추가 상승 등 상방리스크가 상존하고, 코로나19 확산세 영향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물가 상방 압력이 지속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각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안정적 물가 관리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예린 기자 yeap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