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이용자들, 가입 가맹점에 ‘폭탄 돌리기’…12일 밤 본사서 ‘현장 환불’ 진행돼
머지포인트는 편의점과 대형마트, 커피전문점 등 200여개 제휴 브랜드 6만여개 가맹점에서 20% 할인 혜택을 무제한으로 제공하며 이용자를 모은 충전형 모바일 바우처 플랫폼이다. 머지포인트 운영사인 머지플러스에 따르면 머지포인트 누적 가입자수는 100만 명, 업계에서 추산하는 머지포인트 총 발행액은 1000억 원이다.
머지플러스 측은 지난 11일 밤 “관련 당국 가이드를 수용해 11일 부로 음식점업 분류만 일원하해 당분간 축소 운영된다”고 공지했다. 더불어 전금법 등록절차 전까지 서비스를 축소 운영 및 일부 중단하고 머지머니 판매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환불의 경우 고객이 신청 페이지를 통해 접수하면 순차적으로 90%를 환불하겠다고 했지만 처리 기간에 대한 안내는 없었다.
이에 이용자들의 환불 요구가 몰려들며 한때 앱 접속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다. 12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머지포인트 사기’라는 청원글도 올라왔다. 청원자는 “업체의 과실에도 불구 환불도 90%만, 기약도 없다”며 “갑작스럽게 아무런 조치없이 모든 피해를 소비자와 가맹점주들이 떠안아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문제는 환불 여부 및 시기가 불투명해지면서 ‘먹튀’를 우려한 이용자들이 빠르게 포인트를 사용하면서 시작됐다. 일부 이용자들이 남은 포인트를 사용하기 위해 결제가 가능한 일부 가입 가맹업체에 몰려든 것.
이용자들은 머지포인트 결제를 거부하지 않은 일부 가맹업체에서 포인트를 사용했고, 결국 가맹업체들이 언제가 될지 모를 머지포인트 결제금을 기다리게 됐다. 사실상 환불 여부가 불투명한 머지포인트 ‘폭탄돌리기’로 자영업자들에게 피해가 전가된 셈이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자영업자 피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머지포인트 결제 가능 가맹점의 상황을 공유하고 이용자들에게 결제 자제를 요청하고 나섰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여전히 결제를 막아 놓지 못한 가맹점들의 리스트를 만들고 전화를 돌려 문제를 알리자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한편, 12일 밤부터 13일 새벽까지 머지포인트 본사에서는 현장 환불이 진행됐다. 머지플러스 측은 본사에 방문해 합의서를 작성하고 환불을 신청한 이용자들에게 60% 가량의 환불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