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익 회장 등 총수 일가 지분율 1.19%p 올라…KCC “지배력 확대 아니라 합병비율 산정 따른 결과”
지난 9월 1일 공정거래위원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KCC글라스의 총수 일가 지분율은 이전 38.36%에서 KAG를 흡수합병한 후 39.55%로 1.19%포인트(p) 증가했다. 흡수합병된 KAG의 총수 일가 지분율은 29.9% 수준이다. 두 회사를 하나로 합쳐 총수 일가가 KCC글라스에 대한 지배력을 높인 결과로 이어졌다.
이는 지난해 1월 1일 KCC글라스가 KCC에서 인적분할 때부터 예견된 수순으로 풀이된다. 당시 KCC글라스는 KCC가 가지고 있던 KAG 지분 19.9%를 모두 양수했다. 이후 KCC글라스는 KAG를 지난해 9월 흡수합병했는데 KCC글라스가 가지고 있던 KAG 지분 19.9%에 대해 신주 즉, 합병 후 KCC글라스 지분을 지급하지 않았고 이 외 KAG 주주에겐 신주를 발행했다. KCC글라스가 가지고 있던 KAG 지분에 대한 신주를 발행하지 않기로 하면서 지분 희석 효과를 피한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등 기존 KAG 주주의 '합병 후 KCC글라스' 지분율이 더 오른 결과를 낳았다.
KAG 주주와 '합병 전 KCC글라스' 주주들은 이 같은 과정을 거쳐 '합병 후 KCC글라스' 지분율이 상승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통해 수혜를 가장 많이 본 사람은 KAG 지분 25%를 가지고 있는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으로 보인다. KCC글라스의 합병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지배력도 정몽익 회장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실제 KCC는 KCC글라스가 KAG를 흡수합병하면서 지분율 6.85%에서 3.58%로 낮아졌다. 반면 합병 전 KCC글라스 지분 8.8%를 갖고 있던 정몽익 회장은 합병 후 합병 비율을 감안한 지분율 25%에 대한 신주를 배정받아 지분율이 19.49%로 높아졌다. 그 결과 정몽익 회장은 정몽진 KCC 회장(18.4%→8.56%)을 제치고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이후 정몽익 회장은 추가로 지분 1.16%를 인수하고 고 정상영 명예회장의 지분 5.41%를 상속받아 현재 지분율은 26.6%로 더욱 상승했다.
다만 정몽익 회장과 총수 일가의 합병 후 KCC글라스 지분율이 높아졌다고 해서 이들에게는 이익, KCC에는 손해라고 단정 짓기 힘들다. 앞서 언급한 대로 KCC글라스는 KCC에서 인적분할된 회사다. 즉 양사의 주주는 같다. 비록 KCC가 KAG 지분을 KCC글라스에 넘겨 합병 후 KCC글라스 신주를 받지 못했지만, 합병 후 KCC글라스의 기업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에 이들 주주 입장에서는 손해가 없다.
KCC 관계자는 “KCC글라스가 KAG와 합병 후 총수 일가 지분율이 오른 것은 양사 합병 비율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나온 결과”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KCC글라스의 인적분할·합병은 정몽익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은 아니라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보기 위한 것”이라며 “KCC와 KCC글라스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 후 주가가 더욱 상승했으며 이는 양사 주주들에게 모두 이익이 되는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