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기회 더 많았으면”…김하성 “좋은 수비 대단”…김광현 “어려운 상황 잘 버텨내”
“현종이는 최고의 무대에서 공을 던지고 싶은 마음 하나로 미국으로 향했다. 같은 선수의 입장에서 봤을 때 정말 멋있어 보이더라. 아이들, 가족들을 한국에 두고 혼자 한 시즌을 미국에서 보내며 여러 경험을 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무엇보다 자리가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 시즌을 보냈다는 건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로 멋있는 모습이었다. 아쉬운 부분이라면 기회를 조금 더 받았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빅리그 콜업 후 중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다 선발로도 나갔는데 그 기회가 좀 더 많이 주어졌으면 어떠했을까 싶다. 선수는 경기를 통해 풀어가는 방법과 자신감을 찾는다. 그런데 그런 걸 잡아주기 전에 바로 마이너리그로 내려 보내는 걸 보고 현종이가 심적으로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류현진은 김하성이 올 시즌 몇 타석에 들어섰는지 먼저 언급했다.
“하성이가 올 시즌 250(267)타석 정도 들어선 걸로 알고 있다.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가 중요했을 텐데 주전 선수들 부상당했을 때만 잠깐 백업으로 들어갔다가 주전 선수 복귀하면 다시 빠지는 일을 반복했다. 대타로 한 번 나가서 좋은 타구를 만들어낸다는 게 얼마나 어렵나. 다양한 포지션에 투입되었음에도 좋은 수비를 해내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하성이로선 야구를 하면서 처음 경험하는 일들이었을 것이다. 아마 벌써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려운 상황들을 잘 참고 이겨낸 부분에선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류현진은 최근 LA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르기 위해 방문한 김광현과 잠깐 만난 적이 있다. 두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나눴느냐고 묻자 류현진은 “둘이 커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며 미소를 짓는다.
“아무리 프로의 세계가 냉정하다고 해도 광현이가 시즌 초중반에 선발로 팀을 이끌어주지 않았다면 세인트루이스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가지 못했을 것이다. 시즌 초반 선발 투수들 중 부상 선수가 속출했는데 갑자기 중간에 선발 투수 2명이 트레이드돼 오면서 광현이가 스트레스를 받은 것 같다. 같은 좌투수를 2명 데려왔다는 건 팀 입장에선 무조건 그 투수들을 활용해야 한다. 그런 팀 환경에서 광현이가 잘 버틴 것 같다. 부상 없이 시즌을 마무리했으니 그보다 더 좋은 건 없다고 본다.”
미국 LA=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