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우·최인정 제친 심석희 수상 1주일 앞두고 논란 휩싸여, 문체부 수상 여부 재검토 착수
그 가운데 문체부가 10월 15일 대한민국체육상 경기상 수상자로 심석희를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상식은 10월 15일로 예정돼 있다. 그러나 최근 도덕성을 둘러싼 '대형 이슈'가 터지면서 심석희의 수상은 무산 위기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민국체육상은 1963년 체육인 사기 진작 및 체육진흥에 기여하는 목적으로 제정된 상이다. 시상은 해마다 체육의 날인 10월 15일에 진행된다. 시상 부문으로는 경기상, 지도자상, 연구상, 공로상 등 9개 부문이 존재한다. 체육계 최고 권위 상이다. 2021년 10월 15일에도 어김 없이 제59회 대한민국체육상 시상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경기상 부문 수상자는 해마다 1명이다. 각종 대회 입상 등으로 국위선양하거나 경기력 향상에 크게 기여해 모든 경기인의 귀감이 되는 선수가 이 상을 받는다. 2020년은 배구 여제 김연경이 받았다.
취재 결과 2021년 대한민국체육상 경기상 수상자는 심석희로 파악됐다. 체육계 유력 관계자는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스타로 떠오른 남자 수영 간판 황선우와 여자 펜싱 최인정을 비롯해 장애인 아이스하키 선수 이종경도 수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으나 최종적으론 심석희가 상을 받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공개 검증 자료에 따르면 소치 및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하고 각종 국제대회를 석권하며 대한민국 쇼트트랙 국가대표로서 국위선양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심석희가 수상 후보에 올랐다.
다른 체육계 관계자는 “심석희가 그간 국제대회에서 거둔 성과도 있지만,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불거진 ‘폭행 사태’, ‘성폭력 피해 고백’ 등 체육계 고질적 병폐에 피해를 입었음에도 기량을 회복하며 선수 활동을 이어가 국가대표팀에 다시 합류한 스토리 자체가 매력적으로 다가와 수상 대상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시상식을 1주일 앞두고 터진 폭언 파문에 심석희의 수상 가능성은 불투명해졌다. 일요신문이 입수한 자료를 종합하면, 제59회 대한민국체육상 경기상 수상 예정자인 심석희 선수에 대해 ‘국가대표 조롱 논란’ 기사가 보도됐으며 부적절한 처신과 도덕성 논란이 제기됐으므로 심석희 경기상 수상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있었다.
기존 심석희가 수상자로 예정된 근거는 다음과 같았다. ‘경기상 심사 당시 심석희가 동계스포츠에서 국위선양한 점과 체육계 내부 고발로 체육계 전반에 걸쳐 문화 개선에 기여한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사회적 물의로 인한 수상 결격사유가 생겼기 때문에 심석희 수상에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게 문체부 측이 내린 결론인 것으로 확인됐다. 즉, 사회적 메시지를 던져 대한민국체육상 경기상 수상자로 예정됐던 심석희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수상 무산 위기에 놓인 셈이다.
대한민국체육상 심사위원회 규정 결격사유 항목에 따르면 도덕성에 흠이 있거나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 행위 등으로 물의를 일으켜 정부포상이 합당치 않다고 판단되는 자는 수상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규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문체부 내부적으론 심석희에 대한 경기상 수상을 보류하고 차후 심석희 소명 절차를 거쳐 사실관계가 확인되면, 수상을 철회하는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체육상은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문체부장관이 최종 결정권을 갖는다. 수상 철회에 대한 권한도 문체부장관에게 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