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김만배 ‘50억 클럽’ 지급방안 모의 정황 “6명에게 각각 50억씩 총 300억 원” 곽상도 박영수 등장…유동규 “김만배 왜 돈을 주는지 이유 전혀 모른다”
21일 서울신문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이 확보한 녹음파일에는 김만배 씨가 유동규 전 본부장과 함께 주요 정치·법조인들에게 각각 50억 원을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녹음파일에는 김 씨가 “6명에게 각각 50억 원씩 총 300억 원이다. 정영학 회계사에게도 이미 말했다”며 “A 씨(박영수 전 특검 딸)는 고문이니 안 되고 곽상도도 그렇고”라고 말하는 음성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곽상도는 현직(국회의원)이니 정치자금법 때문에 직접 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아들한테 배당으로 주는 게 낫다”고 지급 방법을 제안했다.
하지만 김 씨가 “(곽 의원의) 아들은 회사 말단인데 어떻게 50억 원을 주냐”고 반대 뜻을 내비쳤고, 유 전 본부장은 “아들에게 주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며 “(나중에) 알려지면 파장이 상당히 클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기도 했다.
실제 곽상도 의원의 아들 곽병채 씨는 화천대유자산관리에 2015년 6월 입사해 지난 3월 대리직으로 퇴직했다. 세전 기준 월 230만~380만 수준의 급여를 지급받았는데, 퇴직금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결국 곽상도 의원은 지난달 28일 국민의힘에서 탈당했다.
검찰이 해당 녹음파일을 제시하며 압박하자 유동규 전 본부장은 “김 씨가 왜 돈을 주려는지 이유는 전혀 모르고, 곽 의원 아들에게도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돈을 주면 안 된다고 말한 것”이라면서 “50억 클럽으로 표시된 사람 중 일부는 억울할 거다. 그냥 언급된 것일 수 있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0월 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화천대유가 50억 원씩 주기로 했다는 전직 법조계 고위 인사들과 정치인 등의 명단을 공개했다. 명단에는 곽상도 의원과 박영수 전 특검을 비롯해 권순일 전 대법관, 김수남 전 검찰총장,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언론인 홍 아무개 씨 등 총 6명이었다.
박 전 특검과 김 전 총장, 최 전 수석 등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취지의 입장을 표명했고, 곽 의원도 “성과급이 왜 뇌물로 둔갑하냐”고 반박했다.
이번 녹음파일에서는 이미 검찰이 뇌물수수 혐의 피의자로 적시한 곽상도 의원과 박영수 전 특검의 이름이 언급된다. 이는 ‘50억 클럽’과 관련해 “2명에게만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한 남욱 변호사의 진술과도 일부 부합하는 대목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