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김현수·윤석민 등 유턴 당시 대형계약…2020시즌 23억 원 받은 양현종은 과연?
일부에서는 양현종의 올 시즌 성적을 거론하며 너무 많은 금액을 받게 될 경우 여론의 뭇매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즉 메이저리그에서 12경기 35⅓이닝(선발 4경기) 0승 3패 평균자책점 5.60을, 마이너리그에서도 10경기 45이닝 0승 3패 평균자책점 5.60을 기록한 양현종에게 KIA가 거액을 안겨주기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
그러나 그동안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돌아온 선수한테 KBO리그 구단이 어떤 몸값을 책정했는지를 보면 양현종의 몸값도 어느 정도 예상이 된다.
2016년 시애틀 매리너스 입단으로 꿈에 그리던 미국 진출에 성공한 이대호는 당시 104경기에서 타율 0.253 14홈런 49타점을 기록했다. 주로 좌완 투수 상대로 출전하는 플래툰 시스템으로 적응하는 데 애를 먹은 이대호였지만 기대치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낸 건 사실이었다.
이후 이대호는 롯데로 복귀한다. 롯데는 이대호와 4년 총액 150억 원의 조건으로 FA 계약을 체결했다.
2015시즌 마치고 빅리그 도전에 나선 김현수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거쳐 2년 만에 국내 복귀를 결정했고 2017년 12월 LG와 4년 총액 115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이대호의 150억 원에 이은 역대 2위 금액이었다. 당시 김현수는 빅리그 데뷔 첫 시즌인 2016년 0.302의 타율에 6홈런 22타점을 기록했고, 2017년에는 96경기에서 타율 0.231 1홈런 14타점에 그쳤지만 KBO리그로 복귀하면서 엄청난 금액의 FA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은퇴한 윤석민도 2014시즌 볼티모어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하다 단 한 차례도 빅리그 마운드에 서지 못한 채 KIA로 복귀했는데 KIA는 윤석민에게 4년 총액 90억 원의 몸값을 안겼다.
꿈을 향해 도전을 선택했던 황재균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18경기에 나섰고 나머지는 마이너리그에 머물렀지만 이듬해 KBO리그로 유턴해선 kt 위즈에 새 둥지를 틀었고 4년 총액 88억 원의 대형계약을 맺었다.
곰곰이 따져보면 이들이 미국 진출 대신 한국에 남아 FA 계약을 맺었다고 해도 엇비슷한 몸값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비록 메이저리그 무대에선 인정받지 못했지만 KBO리그에선 검증된 스타플레이어 출신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생각한다면 양현종의 몸값이 유추될 수 있다. 양현종은 2020시즌 KIA로부터 연봉 23억 원을 받았다. 만약 타 팀과 FA 계약을 맺게 되면 그 팀은 KIA에 연봉 23억 원+보상선수를 내주거나 46억 원의 이적료를 지급해야 한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