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영상 유포 협박하며 무차별 폭행한 30대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윤승은 김대현 하태한)는 상해·폭행·협박·재물손괴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31)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에 따르면 A 씨는 연인 관계를 정리하자는 전 여자친구 B 씨(28)에게 수십 차례 걸쳐 반복적으로 연락하며 다시 만날 것으로 요구했다. B 씨가 이를 거절하자 A 씨는 촬영해 둔 사생활 영상을 유포할 수 있다는 식으로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지난해 11월 영상을 함께 삭제하고 관계를 정리하자며 B 씨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로 불러냈다. 그러나 처음 약속과 달리 A 씨는 B 씨에게 다시 만날 것을 요구했다. 이를 거절당하자 B 씨의 목을 조르고 무릎으로 얼굴을 올려치는 등 폭행했다. 이로 인해 B 씨는 코뼈가 골절되고 입술 안쪽이 찢어져 크게 다쳤다.
또, B 씨가 연락을 피한다는 이유로 앙심을 품고 B 씨의 승용차 타이어를 가위로 찔러 구멍을 내 손상한 혐의도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서울 강남구의 자택에서 B 씨가 다른 남자와 만났다고 의심하며 욕설을 하고 주먹으로 때리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이와 별개의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택시에 승차해 아무 이유 없이 택시기사의 얼굴을 팔과 주먹으로 때려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폭행)도 받았다.
이에 대해 1심은 “피해자는 상해를 입었을 뿐만 아니라 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A 씨에게 폭력 등 범죄 전력이 여러 차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A 씨는 1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했으나 2심의 판단도 1심과 같았다. 2심 재판부는 2심은 “보복적 성격이 강한 범행으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기다리던 상황에서도 피고인은 피해자를 뒤따라가 폭행을 계속했다”며 “카페 직원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피해자가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었던 위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신적·신체적 상처를 입은 피해자는 피고인에 대한 강한 두려움과 깊은 분노를 드러내며 엄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면서도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밝혔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