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와 달리 정규시즌 반영…2018년 류현진 소속 LA 다저스, 콜로라도 꺾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승리
따라서 한 시즌에 최대 8경기까지 타이 브레이커가 열릴 수 있고, 해당 경기 성적도 정규시즌 성적에 반영된다. 홈런 공동 1위에 올라 있던 선수가 타이 브레이커에 출전해 홈런 하나를 추가하면, 단독으로 홈런왕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1위 결정전을 '번외 경기'로 분류해 성적에서 제외하는 KBO리그와 달리, 빅리그의 타이 브레이커는 진정한 '163번째 경기'로 인정받는 셈이다. 다만 경기의 중요성을 고려해 포스트시즌처럼 심판 6명이 참여하는 게 정규시즌(4심제)과 다른 점.
한때 내셔널리그에서는 타이 브레이커를 3전 2선승제로 치르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는 모두 단판 승부로 승자를 가린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상대 전적에서 앞서는 팀이 홈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고, 상대 전적이 같을 때는 같은 지구 팀들 상대 성적, 같은 리그 팀들 상대 성적 순으로 우열을 가린다. 이마저 일치할 때는 같은 리그 팀들을 상대로 후반기 성적이 더 좋았던 팀이 우선권을 갖는다.
또 두 팀이 아닌 세 팀이 동률을 이뤘을 경우엔 앞선 기준에 따라 1~3번 순위를 정한 뒤 2~3순위 팀들끼리 한 차례 맞붙고, 이 경기 승자가 다시 1순위 팀과 맞붙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물론 아직까지는 이런 복잡한 상황이 벌어진 적은 없다.
과거엔 메이저리그에서도 타이 브레이커가 열리는 상황을 쉽게 볼 수 없었다. 1908년 시카고 컵스와 1948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각각 타이 브레이커를 통해 리그 1위를 차지한 뒤 월드시리즈에 올라가 우승한 게 이례적인 사례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많은 팀 전력이 평준화되면서 타이 브레이커가 점점 늘기 시작했다.
특히 2007년부터 2009년까지는 3년 연속으로 타이 브레이커가 열렸는데, 한 경기에 사활을 거는 경기 성격상 '역대급' 명승부가 속출해 더 화제가 됐다. 2007년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타이 브레이커에서는 콜로라도 로키스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연장 13회 초 2점을 내주고도 13회 말 3점을 뽑아 역전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2008년과 2009년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에서 진행된 타이 브레이커도 팽팽했다. 2008년엔 끈질긴 투수전 끝에 솔로홈런 하나로 점수를 뽑은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미네소타 트윈스를 1-0으로 꺾었고, 2009년엔 미네소타가 연장 12회 말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쳐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를 떨어뜨렸다.
이뿐만 아니다. 2018년엔 정규시즌 마지막 날까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와 서부지구 우승팀이 모두 가려지지 않아 처음으로 한 시즌에 타이 브레이커 두 경기가 열리는 진기록을 쓰게 됐다. 중부지구에선 밀워키 브루어스와 컵스, 서부지구에선 콜로라도와 LA 다저스가 맞붙었다.
중부지구는 팽팽했다. 밀워키는 컵스와 7회까지 1-1로 맞서다 8회 초 연속 적시타로 2점을 뽑아 3-1로 이겼다. 늘 약체로 분류됐던 밀워키가 7년 만에 이룬 지구 우승이었다. 서부지구에선 당시 류현진(현 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몸담고 있던 다저스가 5-2로 승리했다. 선발 워커 뷸러가 6⅔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승리에 쐐기를 박는 타점까지 올려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꼽혔다.
타이 브레이커에서 승리한 다저스는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만나게 됐고,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 대신 류현진을 1차전 선발로 내보내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류현진은 7이닝 4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해 팀의 포스트시즌 첫 승리를 이끌었다.
배영은 중앙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