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30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 1282회는 '악마의 세번째 서식지, 20개월 영아 사망사건'을 다룬다.
사라졌던 20개월 손녀딸이 발견된 건 한 원룸 화장실의 아이스박스 안이었다. 3개월 만에 외할머니가 마주한 손녀딸의 모습은 처참했다. 다리와 갈비뼈 등 작은 몸 곳곳이 부러진 채 아이스팩 아래 놓여있던 한별이(가명). 더 충격적이었던 건 부검 결과 아기 몸에서 성폭행 흔적까지 발견된 사실이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손녀에게 잔인한 학대를 저지른 범인은 딸의 동거남이자 아이의 친부로 알고 있었던 양 씨. 그는 20개월 아이에게 왜 그토록 잔인하고 엽기적인 범행을 저지른 걸까.
그런데 경찰이 발표한 DNA 검사결과는 이 사건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양 씨가 아이의 친부가 아니라는 것. 경찰조사에서도 극구 본인이 친부가 분명하다고 주장했던 양 씨는 이 사실을 정말 몰랐던 걸까, 아니면 무언가를 숨기려 거짓말을 했던 것일까.
20개월 영아를 처참하게 학대하다 살해한 양 씨. 그러나 그의 지인들은 대부분 이번 사건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심지어 한 지인은 조용한 양 씨가 유일하게 웃음 짓는 순간은 아이의 재롱을 볼 때뿐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인들 기억처럼 평소 다정한 아빠였다는 양 씨가 그날 밤 한별이(가명)를 그토록 잔인하게 살해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양육과 생계부양에 대한 부담감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겪던 중 아기가 잠을 설치고 계속 울자 술기운에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공범으로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한별이 엄마 정씨는 양 씨에 대해 다른 증언을 하고 있다. 한별이(가명)의 외할머니도 양 씨의 엽기적인 모습에 놀랐다고 한다. 양 씨에게 연락이 되지 않는 딸과 손녀의 행방을 묻자 '어머님이랑 XX하고 싶다'며 '어머님이랑 한 번 하고 나면 (아이가) 어디 있는지 공유 하겠다'라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문자를 보내왔던 것.
게다가 딸 정 씨에게 전해 들은 한별이(가명) 사망 뒤 양 씨의 태도는 더욱 충격적이었다고 한다.
한별이 외할머니는 "웃으면서 그러더래요. 야, XX야 한별이(가명) 산에다 버릴까, 바다에 버릴까? 강물에 버릴까?"라고 말했다.
지인들의 기억에 남은 평범하고 다정했던 아빠 양 씨 그리고 한별이 엄마 정 씨가 목격한 폭력적이며 잔혹했던 양 씨. 과연 그의 진짜 얼굴은 무엇일까.
과거 절도와 사기 혐의로 수감생활을 반복했던 양 씨. 그가 사기 범죄에 사용한 계좌들을 분석해본 결과 한별이와 엄마 정 씨 명의가 아닌 다른 사람의 명의도 사용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녀는 김 아무개 씨. 그녀는 양 씨와 어떤 관계였을까.
또 그녀는 양 씨의 과거를 알고 있을까. 수소문 끝에 김 씨를 찾아낸 제작진. 양 씨의 전 연인이었다고 밝힌 그녀는 그와 만났던 시간을 지우고 싶은 기억이라고 표현했다. 지금까지도 그의 보복이 두려워 여러 도시를 옮겨 다니며 숨어 지내고 있다는 김 씨.
양 씨와 그녀 사이에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그녀가 들려준 더 놀라운 사실이 있다. 그것은 자신과 비슷한 일을 당한 또 다른 연인 이 씨의 존재였다. 제작진이 어렵게 만난 이 씨가 고백한 양 씨의 모습은 2021년 한별이(가명)와 엄마 정 씨가 경험한 것과 데칼코마니처럼 닮아있었다.
양 씨의 전 여자친구 이 씨는 "걔는 교도소에서 나오면 안돼요. 절대 자기 잘못을 깨닫지 못해요"라고 말했다.
그가 저질렀던 절도와 사기 범죄의 판결문에 따르면 양 씨는 매번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양 씨의 전 연인들에 의해 드러난 그의 악질적인 폭력과 착취는 다른 진실을 말하고 있다.
자신의 범죄에 대한 반성은 제대로 이뤄진 것일까. 양 씨는 이번에도 우발적 범행이라며 거짓 반성을 할지도 모르는 상황. 과연 잔혹한 학대를 당하다 숨진 한별이 사망사건의 숨겨진 진실은 무엇일까.
잔혹한 학대를 당하다 숨진 20개월 한별이 사건의 이면을 들여다보고 악마처럼 자신이 기생할 수 있는 희생양을 찾아온 양 씨의 숨겨진 진실을 추적해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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