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급 외야수 잡기 뜨거운 경쟁…MLB 경험 김광현‧양현종 복귀도 관심
가장 뜨거운 경쟁이 붙을 포지션은 외야수다. 두산 베어스 김재환과 박건우, NC 다이노스 나성범, 삼성 라이온즈 박해민, LG 트윈스 김현수,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 등 국가대표급 외야수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김현수와 손아섭을 제외하면 모두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었다.
두산은 최근 수년간 양의지(NC), 오재일, 최주환 등 굵직한 주전 선수들을 줄줄이 다른 팀으로 보냈다. 올해도 주요 전력을 잃을 위기다. 몸값이 만만치 않을 김재환과 박건우를 모두 잡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야구 관계자들은 "두산이 둘 중 한 명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두산에 남는 쪽도, 남지 못하는 쪽도 따뜻한 겨울을 보낼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외야수 보강이 절실한 몇몇 구단이 이미 두둑한 지갑을 들고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NC 간판스타 나성범은 여전히 메이저리그(MLB)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미 KBO에 신분조회도 들어왔다. 하지만 앞서 MLB 진출을 시도하다 좌절한 경험이 있는 터라 이번엔 국내 잔류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NC는 2년 연속 30홈런-100타점을 달성한 프랜차이즈 스타 나성범을 붙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삼성도 공·수·주 삼박자를 갖춘 박해민을 "무조건 잡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박해민은 올해 주장을 맡아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었고, 손가락 인대가 파열된 상태로도 포스트시즌이 끝날 때까지 출전을 강행하는 투혼을 보였다. 삼성 입장에선 놓치기 아까운 라커룸의 리더다. 4년 전 두산 출신 김현수와 총액 115억 원에 계약한 LG 역시 이번에도 그를 반드시 붙잡겠다는 계획이다. 양측이 원하는 계약기간이 관건이다.
포수 중에선 세 번째 FA 자격을 얻는 삼성 강민호가 주목받고 있다. 그는 2014년 롯데와 75억 원, 2018년 삼성과 80억 원에 계약했다. 이번 계약 규모에 따라 최초로 FA 총액 200억 원을 돌파할 수 있다. KT의 통합 우승을 이끈 포수 장성우와 한화 이글스 주전 포수 최재훈도 공수에서 두루 실력을 인정받는 선수들이다. 올해 몸값 기대치가 상승했다.
키움 간판 내야수 박병호는 데뷔 후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지난해와 올해 홈런 20개를 가까스로 넘기면서 특장점인 홈런 생산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올해는 부상과 부진으로 2군을 오가기도 했다. 22억 5000만 원에 달하는 FA 보상금 역시 다른 팀 입장에선 걸림돌이다. 또 다른 베테랑 내야수인 LG 서건창과 KT 황재균도 올해 FA를 선언해 팀 안팎의 평가를 받을 공산이 크다.
투수 FA는 삼성 백정현이 눈에 띈다. 올해 삼성의 국내 에이스로 활약한 백정현은 평균자책점 2위(2.63), 다승 공동 4위(14승)에 오르면서 팀의 정규시즌 2위를 이끈 일등공신 중 한 명이다. 다만 두 자릿수 승리와 3점대 이하 평균자책점 모두 올 시즌 처음으로 기록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삼성도, 타 구단도 적정 몸값 설정에 애를 먹을 수 있다.
올해 MLB에서 뛴 한국 야구 왼손 원투펀치의 계약 여부와 조건도 관심사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계약이 끝난 김광현과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사실상 방출된 양현종 얘기다. 김광현은 원 소속팀 SSG 랜더스 복귀와 MLB 잔류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SSG는 "김광현의 선택이 우선이다. KBO리그 복귀를 결정한다면 적극 움직이겠다"는 입장이다.
국내로 돌아오는 양현종은 타이거즈 최고 프랜차이즈 스타 중 하나다. KIA 복귀가 서로에게 최우선의 선택이다. 다만 올 시즌 종료 직후 KIA 구단 대표이사와 단장이 모두 물러나는 변수를 맞닥뜨렸다. 새 단장이 본격적으로 일선에 투입돼야 양현종 협상도 급물살을 탈 수 있다.
배영은 중앙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