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송화 시즌중 은퇴와 김사니 코치 휴식 놓고 뒷말…서남원 감독과 불화? 김 코치 “있을 수 없는 일”
배구계에선 팀을 이끄는 주장의 이탈과 국가대표 레전드 세터인 김사니 코치의 행동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분분하다. 익명을 요구한 배구인 A 씨는 19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조송화의 책임감 없는 행동도 문제이고 팀이 어려운 상황인데 휴식을 이유로 팀을 나간 김사니 코치의 행동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사니 코치가 IBK기업은행 코치로 활약하며 좋은 결과를 냈고 선수들과 격의 없이 지내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항간에는 서남원 감독과 불화가 있다는 소문이 있었다. 김 코치가 오죽했으면 휴식을 이유로 팀을 나갔겠느냐는 동정론도 존재하지만 시즌이 한창이고 다른 선수들도 다 있는 상태에서 자신의 감정을 표출했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본다.”
그러나 김사니 코치는 이와 관련해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서 감독과의 불화설은 절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최근 신경 쓰이는 일들이 많아 구단에 잠시 쉬고 싶다고 말씀 드렸고 구단의 배려 하에 휴가 갔다 팀에 복귀했는데 이상한 말들이 들리는 것 같다. 내가 어떻게 감독님과 불화를 일으킬 수 있겠나. 수석 코치님과도 그분이 가족 문제로 팀을 떠날 때 마지막까지 문자 주고받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사실 확인 없이 나오는 기사들로 심적 고통이 너무 크다.”
또 다른 배구인 B 씨는 기업은행의 한 선수가 서 감독의 선수 기용에 불만을 품고 노골적으로 감독의 교체 투입 신호에 반응하지 않은 일도 있었다고 말한다.
“서남원 감독은 베테랑 지도자다. 여자팀을 이끌며 다양한 경험을 한 감독이라 선수들을 어떻게 이끌어야 할지 잘 안다. 그런 서 감독을 향해 일부 선수가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면 코치들이 나서 오해를 풀어주고 감독의 의중을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B 씨는 구단으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는 김사니 코치가 잠시 숙소를 떠나면서 선수들이 크게 동요했다고 전하며 구단이 향후 팀을 어떻게 재정비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무단이탈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언론에 선수가 아프다거나 집안 사정으로 훈련에 참여하지 못한다는 내용이 나오면 일정 부분은 팀 훈련이 힘들다고 숙소를 뛰쳐나간 선수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선수들은 또 팀으로 돌아오기 마련이고, 다시 훈련에 참가하면서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경기에 투입된다. 그런데 조송화가 팀을 나간 시기에 김 코치도 휴가를 이유로 숙소를 떠나 있다 보니 남아 있는 선수들도 힘들었을 것이다.”
도쿄올림픽 이후 여자 배구의 인기는 프로야구를 능가할 정도다. 시청률은 물론 현장을 찾는 관중들의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IBK기업은행 사태를 보는 배구인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팬들이 늘어나면서 선수들은 자신을 보호하는 팬덤이 형성됐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오히려 이럴수록 더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해야 하는데 팀 스포츠에 위배되는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인기를 얻고 팬들이 많아지면 그만큼 책임도 뒤따라야 한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송화와 김사니 코치는 처음에 흥국생명 선후배로 만났다가 기업은행에서 선수와 코치로 다시 만났다. 조송화는 이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려줬다.
“어렸을 때부터 김사니 코치님 경기 영상을 많이 봤다. 그래서인지 플레이 스타일이 코치님과 비슷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기업은행에서 코치님을 다시 만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내가 운이 좋은 선수인 것 같다. 여자 배구계의 레전드 세터 밑에서 배구를 배운다는 게 흔한 일은 아니지 않나.”
2020시즌 자유계약선수(FA)로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은 조송화는 팀에서 세 번째로 많은 2억 7000만 원(옵션 포함)의 연봉을 받고 있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