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태움으로 사망” 주장…을지대병원 수사의뢰
경기 의정부 을지대병원에서 근무하던 20대 간호사 A 씨(23)가 직장 내 괴롭힘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병원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의정부 을지대병원 등에 따르면 A 씨는 16일 오후 1시쯤 병원 기숙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 씨는 지난 3월 이 병원에 입사해 9개월 가량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고인이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리다가 사직하려 했으나, 이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아 결국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유족은 언론 인터뷰에서 “직장 상사 B 씨가 고인에게 ‘너의 차트는 가치가 없다’면서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던져 모욕을 줬다”며 “늘 혼나니까 주눅이 들어 출근을 두려워했다”고 말했다.
A 씨는 숨지기 직전 직장 상사에게 카카오톡을 통해 ‘다음 달에 그만두고 싶은데 가능한가요’ 등의 메시지를 보냈으나 ‘사직은 60일 전에 얘기해야 한다’는 대답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을지대병원은 20일 “간호사 A 씨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공정한 수사 진행을 위해 지난 18일 진상규명위원회를 통한 자체 조사에 이어 수사의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른바 ‘간호사 태움’이 사망 원인이라는 유가족 의혹을 해결하고 올바른 조직문화를 선도하고자 경찰에 진성규명을 위한 수사를 의뢰했다”며 “공정한 수사를 통해 유가족 의혹을 해결하고 추가 피해를 예방하겠다”고 했다.
A 씨는 지난 16일 오후 1시쯤 병원 기숙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 씨 가족 등은 선배 간호사가 후배 간호사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괴롭힘 등으로 길들이는 이른바 ‘태움’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A 씨 동료들은 선배 간호사들이 병원 차트를 집어 던지거나 공개적으로 모욕을 주는 방식 등으로 A 씨를 괴롭혔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