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절반 이상은 몸속 장기들이 차지…몸무게의 14%를 차지하는 건 ‘피부’
#수분: 체중의 40~70%
물은 우리 몸의 주요 성분으로, 적게는 체중의 40%에서 많게는 70%까지 차지한다. 아침과 저녁에 재는 몸무게가 다른 이유는 바로 이 체내 수분 때문이다.
영국 ‘프리시전 하이드레이션’ 단체의 스포츠 과학자인 애비 콜먼은 “남성 신체의 50~70%, 그리고 여성 신체의 40~60%가 수분으로 이뤄져 있다”라고 설명한다. 요컨대 성인 남자의 몸무게가 68kg이라면 이 가운데 수분이 차지하는 무게는 34~48kg이고, 동일한 몸무게의 성인 여성의 경우에는 27~41kg 정도가 된다.
콜먼은 또한 “몸무게의 변화는 근육과 지방의 비율에 따라 달라진다. 근육은 보통 수분 함량이 높은데 그 이유는 글리코겐(포도당의 집합체로 근육세포에서 단기 에너지 저장 용도로 쓰임)이 수분과 결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는 하루 종일 소변, 호흡, 땀을 통해 끊임없이 수분을 배출하고, 음식물을 먹거나 마시면서 수분을 보충한다. 따라서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수분이 보충되거나 또는 오히려 손실되기도 한다. 가령 탄수화물을 줄이면 몸 속의 수분으로 인한 체중을 다량 감소할 수 있다.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면 글리코겐과 수분이 보충되기 때문이다. 또한 과도한 염분을 섭취할 경우에도 몸 속에 수분이 늘어나게 돼 몸무게가 일시적으로 증가한다.
이와 관련, 버밍엄에 있는 ‘퍼포먼스 피지크’의 스포츠 과학자 아르즈 티루첼밤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주말 동안 술(알코올은 당분과 탄수화물 함량이 높음)을 마시면 지난 주보다 체중이 2kg가량 더 나가게 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술로 찐 살은 수요일 정도가 되면 정상으로 돌아오게 된다. 알코올 섭취로 과도하게 보충된 수분이 다시 몸 밖으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몸무게가 줄어있는 이유는 밤에 잠을 자는 동안 몸 밖으로 수분이 배출되는 까닭이다. 실제 하룻밤 새 배출되는 수분의 양은 1.4kg 정도로 알려져 있다.
#혈액: 7%
성인의 몸 속에 있는 혈액은 평균 4.56~5.7리터(l)다. 이는 전체 몸무게의 약 7%를 차지하는 양이다. 따라서 몸무게가 68kg인 사람의 경우 혈액이 차지하는 무게는 약 4.8kg가 된다.
그렇다면 출혈이 있는 경우에는 몸무게가 줄어들까. 만약 어딘가를 살짝 베이는 정도에 그친다면 몸무게에는 주목할 만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헌혈을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영국 건강보험공단(NHS) 산하 ‘혈액 및 이식 서비스’에 따르면, 한 번 헌혈을 할 때마다 평균 약 470ml의 혈액이 몸에서 빠져나가게 된다. 무게로 따지면 약 499g이다.
그러나 이런 상태는 오래 지속되지는 않는다. 우리 몸은 초당 약 200만 개의 적혈구를 새로 만들어 내기에 헌혈로 손실된 혈액은 48시간 이내에 보충된다.
그런가 하면 여성의 생리 기간 동안 나타나는 체중 변화는 사실 출혈 때문은 아니다. 생리 중 출혈량은 평균 30ml에서 40ml 정도다. 무게로 따지면 30~40g에 불과하다. 반면 생리 전 체중이 증가하는 이유는 생리가 시작되기 전 프로게스테론 호르몬 수치의 상승으로 인해 몸속의 수분이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유지되기 때문이다.
#뼈: 15%
우리 몸의 뼈대는 몸무게의 약 15%를 차지한다. 몸무게가 68kg인 성인이라면 뼈대는 이 가운데 10.2kg를 차지한다. 다만 흥미롭게도 뼈 무게의 25~31%는 사실 수분으로 이뤄져 있다. 뼈와 골수를 구성하는 나머지 성분은 칼슘과 단백질 콜라겐 등이다.
과체중인 사람들은 더 크고, 더 무거운 뼈대를 갖고 있는 경향이 있다. 이는 무거운 몸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스트레스가 따르는데, 이로 인해 뼈대가 굵어지고, 더 커지기 때문이다.
#피부: 14%
키가 크거나, 몸무게가 많이 나갈수록 피부의 무게도 더 나간다. 가령 몸무게가 68kg인 사람의 경우, 9.5kg은 피부의 무게다.
피부는 대략 28일마다 재생되기 때문에 무게에도 조금씩 변화가 있다. 2011년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이 재생 과정의 일환으로 매 시간마다 피부 각질의 무게는 28~85mg씩 줄어든다.
#근육: 40~50%
근육은 몸무게의 40~50%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근육 무게의 대부분은 사실 골격근으로, 예를 들어 이두박근, 삼두박근, 복부, 그리고 엉덩이 근육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밖에도 일부는 대부분이 근육으로 이뤄져 있는 심장, 폐와 같은 장기들의 무게가 차지한다.
근육량은 나이, 성별, 그리고 얼마나 운동을 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은 점차 줄어들게 된다. 달리기나 수영과 같은 유산소 운동은 폐와 심장의 근육을 발달시키지만, 역기와 같은 웨이트 트레이닝은 골격근도 함께 발달시킨다.
#지방: 11~33%
지방은 몸 전체에 걸쳐 분포되어 있다. 스포츠 과학자 티루첼밤은 “체내 지방이 주로 하는 일은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장기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피하지방은 팔, 복부, 허벅지, 엉덩이 주변을 꼬집었을 때 만져지지만, 내장 지방은 장기 주변에 축적되어 있어 쉽게 만져지지 않는다. 내장 지방은 심장병, 제2형 당뇨, 그리고 일부 암과 관련된 염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더욱 해롭다.
평균 40~50세 남성의 체지방량은 11~21% 수준이 적당하며, 34% 이상일 경우에는 비만에 속한다. 동일 연령대 여성의 경우에는 23~33%가 적당하고, 40% 이상은 비만으로 간주된다.
#머리: 8%
머리 크기는 대개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유전 형질이며, 남성의 머리가 여성의 머리보다 약간 더 크다. 다만 남녀 불문하고 두개골, 뇌, 치아, 혀를 포함한 성인 머리의 평균 무게는 5.4kg 내외다.
‘뉴욕 척추수술 및 재활의학’의 척추외과의사 케네스 한스레이에 따르면, 머리 무게는 평생 거의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특정한 자세에 따라 머리로 인해 목에 두 배 이상 하중이 실릴 수 있고, 이에 따라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2014년 논문에서 한스레이는 휴대폰을 보기 위해 고개를 앞으로 숙일 경우 중력의 효과에 따라 목에 12.2~22.2kg의 하중이 실린다고 보고했다. 이로 인해 목과 어깨에 통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기 때문에 휴대폰을 장시간 볼 때는 자세에 주의해야 한다.
#유방: 3.1%
여성의 유방 한 쪽당 무게는 평균 약 480g이다. 다만 거대 가슴의 경우에는 무게가 2.1kg에 달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유방의 무게는 크기뿐만 아니라 유방마다 지방 대비 유선이 얼마나 분포돼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는 유전에 의해 결정되지만, 임신과 나이에 따라 후천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유방의 무게는 프로게스테론 수치와 연결된 체내 수분량으로 인해 월경 주기의 후반이 되면 다소 증가할 수 있다. 한 연구는 이 때 유방의 무게가 최대 40%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도 보고했다.
#장내 미생물: 3%
마이크로바이옴은 우리 장 안에 살고 있는 미생물들의 총칭이다. 2012년 ‘영양 리뷰 저널’은 “우리 몸 안에는 약 100조 개의 미생물이 살고 있다. 이는 체세포보다 10배 더 많은 양이고, 무게는 2kg 정도에 달한다”라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영양과학자이자 연구원인 페데리카 아마티 박사는 “몸 안의 마이크로바이옴 무게는 매일 변하지만 정확히 얼마인지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마이크로바이옴의 무게는 건강에 딱히 중요하지는 않다. 그보다 중요한 점은 어떤 미생물인가 하는 점이다. 가령 식단에 몸에 좋은 섬유질을 추가하면 건강에 이로운 미생물들이 해로운 미생물들을 몰아낼 수 있어 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
#간: 2%
평균적으로 남성의 경우 간의 무게는 1.8kg, 여성의 경우에는 1.4kg이다. 간은 대부분 근육과 혈액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건강한 간은 지방을 거의 또는 전혀 포함하지 않고 있다.
과도한 알코올 섭취는 간에 지방이 쌓이는 원인이 될 수 있으며,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세 명 중 한 명꼴로 발병한다. 런던 간 연구 재단의 닉 쉐론 교수는 “간의 무게는 지방간을 앓고 있는 경우 증가하며, 매우 심각한 경우 2kg 이상 나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폐: 1%
남성의 폐는 평균 840g 정도이고, 여성의 폐는 640g 정도이다. 또한 남녀 모두 오른쪽 폐가 왼쪽 폐보다 40~45g 정도 더 무게가 나간다.
흡연자의 폐는 비흡연자의 폐보다 무게가 더 나갈 수 있다. 이는 흡연 시 우리 몸이 폐에서 타르를 비롯한 담배의 유해한 화학물질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면역세포 파괴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또한 흡연 시 발생하는 잔여물이 죽은 세포에 축적돼 폐의 무게가 증가할 수 있다.
같은 의미에서 높은 수준의 대기 오염에 노출되는 것 역시 마찬가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심장: 0.45%
건강한 심장은 몸무게의 약 0.45%를 차지한다. 평균적으로 여성의 심장 무게는 142~283g인 반면, 남성의 심장은 232~383g이다. 다만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심장 영상 전문가인 데클란 오레건 교수는 “정확한 무게는 키, 체중, 성별, 생활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라고 지적했다.
운동을 하면 심장이 더 커지고 이에 따라 더 무거워진다. 왜냐하면 다른 근육들처럼 더 열심히 운동할수록 심장 근육이 더 발달하기 때문이다. 일부 운동선수의 경우에는 20%까지 무게가 증가하기도 한다. 오레건 교수는 "일주일에 세 시간만 운동해도 심장이 커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면서 “지구력 훈련은 심장 근육을 더 발달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심장의 무게가 증가하는 또 다른 이유로는 과도한 체중 증가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머리카락: 0.3%
물론 머리를 자른다고 해서 몸무게가 눈에 띄게 감소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분명 몸무게는 미세하게나마 줄어든다.
건강 전문 웹사이트 ‘헬스라인’은 모발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전체 머리카락 길이가 15cm인 경우, 몸무게에 173~369g가 더해진다고 계산했다. 그리고 머리카락을 2.5cm 자를 때마다 15~21mg의 몸무게가 줄어든다고도 분석했다.
또한 젖은 머리카락은 마른 머리카락보다 무게가 12~18% 더 나가기 때문에 머리를 감고 바로 몸무게를 재면 28~56g 정도 몸무게가 무거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변: 0.15%
흔히 아침에 화장실을 다녀온 뒤에 몸무게를 재면 몸무게가 줄어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실제 배변을 통해 몸무게가 줄어드는 걸까.
1992년 진행된 케임브리지대학 연구에 따르면, 영국 성인 220명의 대변 샘플 무게를 측정한 결과 남성 대변의 평균 무게는 104g, 여성은 99g였다. 그리고 화장실에 가기 전과 후에 몸무게를 재봤더니 약 99g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대변에는 일반적으로 수분, 섬유질, 담즙, 그리고 대장에서 나오는 박테리아 등이 뒤섞여 있다. 대변의 정확한 무게는 내가 무엇을, 얼마나 먹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가령 섬유질이 풍부한 대량의 식사를 할 경우 대변의 양은 더 많아진다. 대변으로 인한 체중 감소는 체중계에서는 거의 확인할 수 없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몸이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다.
#안구: 0.01%
눈알, 즉 안구의 무게는 좌우 각각 7g 정도지만 경우에 따라 아주 살짝 다를 수는 있다.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무거워지는 경향이 있다.
2007년 호주 시드니 ‘아이 리서치 기관’의 연구에 따르면 매년 수정체가 두꺼워짐에 따라 안구의 무게는 1.38mg씩 증가한다. 이는 나이가 들면서 시력이 저하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남성의 수정체가 여성보다 더 두껍기 때문에 남성의 안구가 여성보다 역시 조금 더 무겁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