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총리 SNS에 현 방역상황 설명하는 장문 글 올려…청소년 방역패스 논란에 “청소년 백신 맞는 게 훨씬 안전”, 병상 확보 문제에 “정부 최선 다하는 중, 공공병원 필요”
김부겸 총리는 12월 11일 자신의 SNS에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솔직한 상황과 고민을 말씀드려 보겠다”며 현재 방역 상황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 논란
최근 논란이 되는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 논란에 대해 김 총리는 “정부가 욕을 먹을 수도 있다는 것을 왜 모르겠나”라며 “솔직히 욕 안 먹고 안 하면 속 편한 일이라는 것을 관계자들 대부분이 알고 있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을 보여주는 데이터 앞에서는 도저히 그렇게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과학적으로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청소년도 백신을 맞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는 것”이라며 “부작용에 대해 우려가 있는 걸 알고 있지만 부작용이 많다면 가장 민감한 고3 수험생 중 백신접종으로 많은 불만이 있었어야 하는데 지금처럼 논란이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가 아무런 부작용 없이 100% 안전하다’는 장담은 아무도 할 수 없을 것이지만 분명히 반복해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청소년 백신접종의 부작용은 사례와 정도에서 극히 낮고 백신을 맞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방역패스가 사실상 강제접종 아니냐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원칙은 어르신들과 마찬가지다. 백신을 맞지 않고 위험한 곳에 가면 본인이 가장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설사 본인이 위험을 감수한다 해도 타인에게 위험하다. ‘낡은 방패(항체)’를 들고 있는 1000만 명이 넘는 어르신들에게 청소년이 옮기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단계적 일상회복
김부겸 총리는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갔는데 왜 그 이전보다 힘들고 불안하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 총리는 “지금도 거리두기라는 방어진 안에만 계속 머물렀다면 분명히 훨씬 낮은 확진자 수를 보이고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 안에서 계속 버티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포위된 진지 안에서 꼼짝 못하고 있으면 먹을 것이 당연히 떨어질 것이고 그 고통을 견딘 분들이 바로 우리 소상공인, 자영업자 분들”이라며 “분명히 더 많은 감염자가 나올 것이라고는 알고 있었고 대신 치명률이 낮다는 계산을 하고 일상회복을 시작한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김 총리는 ‘예상과 다르게 확진자 중 위중증이 많이 나와 큰일이 아닌가’라는 비판에는 “솔직히 그렇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가장 먼저 코로나 접종을 했던 60대 이상 고령자들의 항체가 우리가 생각했던 6개월보다 빨리 떨어졌다”며 “3개월여 밖에 안 지났는데 항체가 떨어진 분들도 있었고 (이는) 해외 사례와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쳤을 때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생각했던 돌발 상황이 어쨌든 생긴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총리는 이후 전문가 토론을 거듭한 가운데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 전으로 돌아가지 않는 확실한 대응 방법으로 60대 이상에 대한 최대한 빠른 추가접종과 약 400만 명이 넘는 미접종자들이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방역패스’가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동일선상에서 대규모 미접종 집단인 청소년들에게도 ‘방패(항체)’를 들게 하자는 방안이 나온 것이라고 부연했다.
#병상 확보 문제
‘불안정한 병상 확보율’에 대해서도 “무조건 수천 병상을 미리 확보해놓고 가만히 기다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나”라면서도 “그러나 우리 의료체계는 압도적으로 민간 의료 체계이기 때문에 철저한 시장수요에 의해 병상 수가 최적화 돼 있다. 갑자기 수천 병상이 어디에서 나오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에 “그래서 매일, 매시간 유동적인 코로나 환자 수에 맞춰 뒤쪽 공간의 여유 병상을 적절하게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정부는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고 호소했다.
김 총리는 여러 차례 행정명령을 통해 확보한 병상을 포함, 현재 중증전담 병상 1270개, 감염병 전담 병상 1만 2000개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병상 가동률은 전 부문에서 70%대를 아직 유지하고 있고, 수도권도 80%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김 총리는 ‘근본적으로 정부 비축물량처럼 비상상황을 대비할 수 있는 여유병상이 있어야 한다’는 비판에 “맞는 말”이라며 “시장논리에만 움직이지 않는 공공병원이 그래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오락가락하는 방역 기준’에 대한 질타에 대해서도 딱 부러지게 기준을 정하고 싶지만 “불가능하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처럼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빈틈을 교묘하게 공략해 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속도가 너무 빠를 땐 7000명도 위험하고 서서히 안정적으로 올라가고 위중증만 충분히 적으면 1만 명도 버틸 수 있다”며 “그래서 정부가 5000명에는 뭘 한다, 7000명에서는, 1만 명에서는 뭘 한다, 이렇게 딱 발표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김 총리는 “어제(가) 다르고 오늘(이) 다르다. 그래서 딱 부러지게 말씀드릴 수가 없다”며 “어쨌든 그런 부분을 국민들에게 다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 잘못이라고 질타하신다면 달게 받겠다. 그러나 거짓말을 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봉쇄’를 주장하는 이들을 향해서는 “그건 말 그대로 융단폭격이다. 최후의 수단”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이 코로나 전선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우리 국민이 한데 엉켜있다. 코로나 확진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한명 한명이 모두 소중한 국민”이라며 “시원하게 코로나 잡자고 우리 국민을 희생시킬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욕을 먹으면 먹더라도 거짓말하지 않고 매 순간 방역과 경제의 균형을 잡고 최선을 다해서 이 전선을 돌파해 보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다”며 “국민만 앞세우지 않겠다. 모든 책임은 정부에 있다. 함께 가자. 이 길이 우리가 함께 살 길”이라고 당부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