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후 사라진 주가조작 의혹 피고인 왜 안 잡나’ 경찰청 1인 시위 사연

허위공시 의혹 김 아무개 씨 행방 묘연…주가조작 피해자 직접 거리로 나서

[일요신문] 2021년 12월 23일 경찰청 앞에서 1인 피켓 시위가 열렸다. 김 아무개 씨를 왜 수사기관이 체포하지 못하고 있는지 호소하는 시위였다. 

이날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1인 시위를 펼친 개인투자자 A 씨는 “피켓에 적혀 있는 그대로의 내용을 알리고 싶어 시위를 하게 됐다”고 했다. 피켓엔 ‘주가조작 도망자 김 아무개, 지금까지 왜 안 잡나’라는 문구와 ‘과연 누가 비호하나’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12월 23일 경찰청 앞에서 벌어진 씨그널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사건 관련 1인 피켓 시위 현장. 사진=이동섭 기자

2015년 9월 씨그널엔터테인먼트는 중국 투자회사가 자사를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이 소식에 씨그널엔터테인먼트 주가는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씨그널엔터테인먼트는 드라마 ‘비밀의 숲’, 예능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등을 제작한 제작사였다. 하지만 이 공시는 허위였다. 

2019년 7월 5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오현철 부장검사)는 씨그널엔터테인먼트 대표였던 김 씨와 사내이사 홍 아무개 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보다 앞서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은 2018년 상장폐지됐다. 김 씨 일당은 허위 공시로 171억 원가량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구속 기소 이후 김 씨는 보석으로 석방됐다. 그러던 2020년 7월 23일, 이 사건에 대한 선고 공판이 열렸다. 이날 법원 선고 직전 김 씨는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련의 과정에서 씨그널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논란 당시 피해를 입은 개인투자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1인 피켓시위뿐이었다. 

이동섭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