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에 속옷 차림으로 떨던 남성 구조…집 안엔 아버지 시신이

지적장애 앓던 남성, 밖에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지 못 한 것으로 추정

[일요신문]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20대 청년이 자택 출입문에서 추위에 떨다 이웃들의 신고로 구조됐다. 집 안에는 숨진 아버지의 시신이 있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20대 청년이 자택 출입문에서 추위에 떨다 이웃들의 신고로 구조됐다. 사진=박정훈 기자

24일 인천 계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0시 10분쯤 인천시 계양구 작전동 한 상가주택에서 한 남성이 집에 들어가지 못한 채 소리를 지르고 있다는 이웃 주민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해당 상가주택의 출입문을 열지 못한 채 속옷 차림으로 문 앞에서 떨고 있던 A 씨(22)를 발견했다.

경찰은 집 안에 불이 켜져 있어 문을 두드리고 A 씨 아버지 B 씨(62)의 연락처를 수소문해 연락했으나 전원은 꺼져있는 상태였다.

경찰은 B 씨가 평소 지병을 앓았고 올해 봄에도 갑작스럽게 쓰러진 적이 있었다는 이웃의 전언에 따라 소방당국과 함께 상가주택의 출입문을 강제로 개방해 숨진 상태인 B 씨를 발견했다.

B 씨의 시신은 부패한 상태였으며 숨진 뒤 수일간 방치됐던 것으로 추정됐다. 범죄 혐의점은 특별히 발견되지 않았다. A 씨는 이날 밖으로 나왔다가 다시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저체온증을 보인 A 씨에게 응급조치를 한 뒤 119구급대에 인계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최희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