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꼬챙이로 개 감전사 도축업자 동물학대 유죄 선고

재판부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

[일요신문] 인천의 한 도살장에서 전기가 흐르는 쇠꼬챙이로 개를 감전시켜 죽인 70대 도축업자가 벌금형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의 한 도살장에서 전기가 흐르는 쇠꼬챙이로 개 두 마리를 감전사시킨 혐의를 받은 70대 도축업자가 유죄를 선고받았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연합뉴스

인천지법 형사7단독 황성민 판사는 동물보호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74)에게 벌금 100만 원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A 씨는 2020년 7월 24일 인천 강화군 한 도살장에서 두 마리의 개 볼에 220V(볼트)의 전기가 흐르는 꼬챙이를 1분가량 갖다 대 감전시켜 죽인 혐의로 기소됐다.

전기로 가축을 도살하는 ‘전살법’으로 개를 도살한 A 씨는 “전살법은 동물보호법이 금지하고 있는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에 해당된다 해도 이런 도살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아 위법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는 “개를 학대하기 위해 죽인 게 아니라 고기를 얻기 위해 도살을 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전살법은 소, 말, 돼지 등 포유류 동물의 기절 방법으로만 허용된다. 도살 방법으로는 기절한 동물의 몸에서 피를 빼내는 방식으로 죽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A 씨가 개 도살 과정에서 방혈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전살법으로 도살한 것은 동물보호법이 금지하는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에 해당된다. 하지만 A 씨가 고령이고,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으며 더 이상 도축업을 하고 있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민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