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최재형·서초 조은희 등 4석 추가…의석수 110석으로 늘리며 6월 지방선거 자신
대선 후보 ‘러닝 메이트’로 불리던 종로에선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이 52.09%(4만 9637표) 득표율로 금배지를 달게 됐다. 서울 종로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 경선을 위해 사퇴하면서 공석이 됐고, 민주당은 무공천을 선언했다. 3선 종로구청장 출신 무소속 김영종 후보는 이에 반발,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득표율 28.41%(2만 7078표)에 그쳤다. 배복주 정의당 후보는 15.32%(1만 4602표)를 득표해 3위를 기록했다.
최재형 의원 승리로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10년간 지킨 ‘정치 1번지’ 탈환에 성공했다. 최 의원은 판사 출신으로 2018년 문재인 정부 첫 감사원장으로 임명됐다. 탈원전 정책 감사 과정에서 여권과 갈등을 빚었고, 지난해 6월 자진 사퇴했다. 이후 국민의힘에 입당해 대선 출마를 선언했지만,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고 홍준표 캠프에 합류하기도 했다. 이후 종로에 전략 공천되면서 원내 입성에 성공했다.
최 의원은 3월 11일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정권교체를 바라시는 국민들의 마음과 종로의 새로운 변화, 정치를 열망하는 종로구민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며 “막중한 책임감으로 무거운 마음이지만, 겸손한 마음으로 구민들을 섬기겠다”고 전했다.
보수 텃밭으로 꼽히는 서울 서초구갑은 서초구청장 출신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득표율 72.72%(8만 4364표)를 얻어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 언론인 출신인 조 의원은 김대중 정부 청와대 행사기획비서관과 문화관광비서관을 지냈다.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을 거쳐 서울시 첫 여성 정무부시장을 역임한 바 있다. 이정근 민주당 후보는 24.48%(2만 8399표)를 얻고 패배했다.
둘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서초구청장 자리를 두고 맞붙은 바 있다. 당시 조 의원은 11.3%포인트(p) 차이로 이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한 조 의원은 서울에서 당선된 유일한 보수정당 소속 구청장으로 기록됐다. 조 의원은 재보선 출마를 위해 지난해 10월 29일 서초구청장직을 내려놓으면서 공천 과정에서 ‘5% 감점’ 페널티를 받았다. 하지만 탄탄하게 다져 놓은 지역구 입지로 당원 50%·여론조사 50%로 치러진 경선에서 과반을 획득해 결선 없이 후보로 확정됐다.
경기 안성은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이 54.18%(6만 1445표) 득표율을 얻어 이기영 무소속 후보(25.66%, 2만 9106표)를 눌렀다. 이주현 정의당 후보가 20.15%(2만 2854표)로 뒤를 이었다. 김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이규민 전 의원에게 패배했고, 민주당은 12년 만에 경기 안성에 깃발을 꽂았다. 하지만 이 전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형을 받으면서 무주공산이 됐고, 민주당은 무공천을 결정했다. 김 의원은 경기 안성에서 민선 1~3기 경기도의원을 지냈으며, 경기 안성에서 18대부터 20대까지 3선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다. 이번 선거 승리로 4선 중진의원 반열에 오르면서 정가에서는 국민의힘 원내대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김 의원은 통화에서 "새정부 출범을 계기로 안성이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며 "국민이 바라는 나라다운 나라, 안성의 새로운 미래를 반드시 열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충북 청주·상당에서는 정우택 국민의힘 후보가 56.92%(6만 7033표)의 득표율을 얻으며 무소속 김시진 후보(32.81%, 3만 8637표)를 무난히 따돌렸다. 이번 선거에서는 김 후보를 비롯한 박진재·안창현 무소속 후보가 정 후보에게 도전장을 던졌지만 고배를 마셨다. 충북 청주·상당 재보선은 정 후보의 해수부 장관, 충북도지사, 4선 의원 출신 등 화려한 정치 이력 덕에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유됐다.
정우택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텃밭인 청주 상당구에 공천을 받지 못해 흥덕구로 지역구를 옮겼으나 결국 낙선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회계부정으로 정정순 전 민주당 의원의 당선무효가 확정되면서 공석이 됐다. 민주당은 귀책사유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상당구에 후보를 내지 않았다. 이로서 정 의원은 5선 고지에 올랐다.
대구 중남구는 무소속 임병헌 후보가 22.39%(3만 2037)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국민의당 권영현 후보가 21.56%(3만 844표), 민주당 백수범 후보가 19.41%(2만 7774표)를 각각 기록했다. 국민의힘을 탈당해 출마한 도태우 후보는 18.64%(2만 6663표)를, 도건우 후보는 6.00%(8582표)를 거둬 낙선했다. 대구 중남구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아들 ‘50억 퇴직금’ 논란으로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재보선이 치러졌다. 국민의힘은 귀책사유를 인정하며 후보를 내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이번 재보선 승리로 4석을 추가, 총의석수는 110석이 됐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재보선 결과에 고무된 국민의힘은 6월 치러질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승리를 자신하는 모습이다. 20대 대통령 취임식(5월 10일) 이후 한 달도 안돼 치러지는 만큼 우위에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설상미 기자 sangmi@ilyo.co.kr